▲ 곽미자 춘해보건대학교 교수·요가과

삶의 질을 높이는 다양한 방법이 있을 것이다. 무엇이 삶의 질을 결정하는지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마음의 평화와 행복이라고 본다. 시간과 돈에 구애받지 않고 삶의 질을 높이고자 한다면 단연코 호흡의 질을 높이라고 권하고 싶다.

학생들에게 자연스러운 상태에서 1분 동안 몇 회 호흡하는지를 체크한 후, 일부러 가슴을 웅크려 불편한 자세를 취하게 하여 호흡횟수를 비교한 적이 있다. 자세와 호흡은 서로 밀접하게 연관이 있는지라 나쁜 자세에서의 호흡은 빨라지고 얕아져 횟수가 더 많아졌다. 바른 호흡의 기본은 바른 자세이다. 몸통을 수그리게 되면 폐가 들이킬 수 있는 공기의 용량을 저하시켜 호흡을 얕고 빠르게 만든다. 맑은 숲속에서 신선한 공기를 마시려할 때 자신도 모르게 가슴을 뒤로 활짝 젖히지 않은가. 이는 허파를 감싸고 있는 늑간 근육과 횡격막이 공기를 더 많이 흡입하기 위한 몸짓이다.

호흡이 급하고 얕게 되면 근육의 긴장을 초래하게 되어 다시 얕은 호흡을 만드는 악순환을 낳는다. 따라서 호흡을 고려하지 않고 자세를 개선하려 하거나, 자세를 고려하지 않고 호흡을 개선하려는 것은 마치 씹지 않고 음식물을 삼키는 것과 같다. 흉곽 주위의 과도한 긴장으로 숨을 마시고 내쉴 때마다 어깨를 필요이상으로 움직이게 되거나 복부 근육을 경직시켜 가슴을 움직이는 호흡패턴이 지속될 경우, 충분한 산소를 들이마시지 못하게 되며, 무의식적으로 더 많은 산소를 흡입하기 위해 호흡 횟수를 늘림으로써 더 빠르고 얕은 호흡 패턴을 유지하게 된다.

비록 자세는 자연스럽더라도, 근심걱정이 있거나 스트레스 상황을 마음속으로 떠올리게 한 후의 호흡횟수와 문제가 해결되고 행복한 순간을 떠올리게 한 후의 호흡횟수를 비교해보니, 근심걱정이 있는 상황에서의 호흡횟수가 나쁜 자세를 취했을 때보다 더 빠르고 얕은 것을 볼 수 있었다. 이는 호흡 상태가 마음의 상태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말해준다. 불안, 걱정, 스트레스와 같이 마음의 평화가 없는 상태에서의 호흡은 빠르고 얕으며, 반대로 얕은 호흡이 지속되면 마음의 상태도 불안하고,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호흡을 보면 그 사람이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그리고 지금 마음의 상태가 어떠한지를 보여준다. 많은 사람들이 일상에 쫓기듯 바쁘게 살아가는 패턴은 호흡의 긴장을 초래하여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삶의 질을 높이고 싶다면 호흡패턴을 들여다봐야 하리라.

곽미자 춘해보건대학교 교수·요가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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