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0…챔피언 티셔츠와 모자를 쓰고 시상식에 나선두산 선수들에게는 상복까지 겹쳤다.

 우즈가 최우수선수(MVP)에 뽑혀 상금 1천만원을 받았고 김인식 감독도 최우수감독으로 선정돼 200만원의 상금을 받았다.

 여기에 「우승 보험」으로 동양화재로부터 받은 10억원의 거액은 덤이라기에는 너무 큰 액수.

 두산측 관중석을 메운 대부분의 팬들은 시상식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자리를 지켰고 선수들의 모습이 대형 화면에 나올 때마다 이름을 연호하며 마음껏 축제 분위기를 즐겼다.

 두산 선수단은 곧바로 숙소인 리치 칼튼 호텔로 가 축하연을 가질 예정이다.

  0…환호하는 두산측과는 달리 이번에도 우승에 실패한 삼성은 망연자실한 표정.

 아무 말없이 더그아웃에 드문드문 앉아 두산의 세레모니를 지켜보던 삼성 선수들은 시상식을 위해 나오라는 장내 아나운서의 말에 겨우 무거운 몸을 이끌고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김응용 감독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고 고개를 푹 숙인 선수들 중에는 눈에 눈물이 괸 이승엽의 모습도 찾아볼 수 있었다.

  0…삼성 김응용 감독은 끝내 인터뷰장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지금까지 9번 한국시리즈에 올라 모두 우승을 차지했던 신화가 무너진 김 감독은 아무 말도 없이 더그아웃을 빠져나가 버스에 몸을 실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부 팬들은 김 감독의 이같은 처신에 일정한 이해를 표시하면서도 그동안 알려졌던 것과는 달리 『승부에만 집착한 지도자가 아니었냐』며 아쉬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0…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이 조명탑 문제로 13분간 밀렸다.

 삼성 공격이던 9회초 2사에서 김종훈이 친 공이 3루쪽으로 천천히 굴러가자 우승 축하 폭죽을 위해 외야의 조명탑이 꺼진 것.

 타석에 서 있던 이승엽은 한번 꺼진 조명탑이 다시 켜지기까지 13분을 기다려야했다.

  0…올시즌이 모두 막을 내리고 시상식도 끝났지만 극성팬이 많기로 유명한 두산측 관중석에는 여전히 수많은 팬들이 남아 자축연을 벌였다.

 대형 화면에는 『진정한 MVP는 관중 여러분입니다』라며 치켜세웠고 치어리더들도경기때 못지않은 화려한 율동으로 관중들을 이끌었다.

 하지만 야구를 다시 보려면 5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팬들의 함성은 조명탑 불이모두 꺼진 뒤에도 더욱 커져만 갔고 오히려 자신들이 주도해 계속 응원을 펼치며 아쉬움을 달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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