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례문 부실 복구 사태로 언론에 뭇매
국보도 못 지키는 나라 오명 벗기 위해
마음을 한데 모으는 기본으로 돌아가야

▲ 성종형 GoldenWay Group CEO

왜 갈라놓는가? 해운대 달맞이길, 청사포~송정 갈맷길을 산책하며 떠오르는 붉은 태양의 기운과 함께 고운 하루를 열어가는 것이 습(習)이 되어 나를 찾고 소명을 되새겨 보는 나만의 소중한 명상의 시간이 되었다. 자연에 감사하며 나를 있게 한 인연들과 더불어 사는 이웃에게도 감사하는 자연을 닮은 마음도 이 시간에 되새겨 보게 된다.

“천지신명이시여! 어리석은 사람, 뜻을 이루게 하여 주시고 귀인(貴人)과 영웅호걸을 만나 넉넉한 배품의 삶을 살게 하여 주셔서 감사 합니다”라고 기도하는 순간도 이 때이다. 이름 모를 청아한 새의 웃음소리, 푸른 바다 숨소리도 ‘게으른 산책’의 찰나에 만나 영원의 순간으로 다가온다. 시절인연(時節因緣)을 만난 듯 반갑기 그지없다.

최근 기둥은 갈라지고 단청은 떨어져 나간 국보1호 숭례문의 부실 복구 실태가 보도돼 대통령이 엄중 조사를 지시했다고 한다. 이 건축물의 역사적·정신적 가치는 물리적 규모의 수백 배, 수천 배에 달한다. 10년이 걸리든 100년이 걸리든 제대로 된 재료와 방법으로 내 집 짓듯 정성을 다했다면 국보가 불에 타버린 비극은 우리 전통문화의 우수성을 보여주는 값진 기회가 되어 숭례문이 두 번 우는 비극은 없었을 터인데. 국보도 못 지키는 나라인가?

지난달 25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뉴욕 타임스 글로벌 포럼 아시아‘에서 세계적인 칼럼니스트인 토머스 프리드먼은 ‘우리는 어떤 세상에 살고 있는가?’라는 발제를 통해 현재 지구촌이 겪고 있는 위기의 원인과 인터넷이 만들어낸 초연결(hyper-connected), 상호의존(inter-dependent) 사회에서 개인의 역할에 대한 진단을 내놓았다.

미국의 셧다운 사태를 ‘민주주의 근간을 뒤흔든 사건’으로 규정했다. 건강보험 문제가 아니라 미국 민주주의 건강에 관한 문제로 유권자들이 정치인을 택하는 게 아니라 그 반대의 현상이 생겼고, 그 결과 미국 역사상 가장 양극화(hyper-polarized)된 의회가 구성, 미 건국의 아버지들이 만들어낸 타협의 정치, 분권의 정치가 무너졌고 민주주의(democracy) 대신 반대주의(vetocracy)가 득세하고 있다는 게 그의 일갈이다.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왜 갈라졌는가? 누가 반대주의자로 만들었는가? 특정 이념에 기운 언론사가 많아지면서 미디어 소비자들은 자신들의 생각을 재확인해주는 언론만 보게 됐고 그 결과 정치인들은 설득의 본능을 잃어버리게 되어 권위의 위기가 초래 되지는 않았는지 자문해 볼 일이다.

나(我)라는 존재, 주위의 사람들, 내가 살아가는 세상이 모두 거대한 하나의 생명이다. 우리 눈에 보이는 나무와 돌, 사람과 감정 등 모든 현상계가 색(色)이며, 그런 색의 속성은 공(空)이라고 했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순간 순간 나타났다 사라지기 때문이다. 텅 비어 허전한 공이 아니다. 비어 있기에 무한창조와 무한소멸이 가능하다. 마음먹기에 따라서는.

조계종 국제선원장인 대해 스님은 “내 안에 모든 게 다 있는데도 공(空)이라서 안 보인다. 사람들은 옷은 보면서 그 바탕인 천은 못 본다. 천을 보려면 옷을 놓으면 된다. 그게 소멸성이고 내가 붙들고 있는 옷을 다 놓으면 천이 드러난다”고 했다. 스님은 중증 지적장애 판정을 받은, 관찰력이 없어 기계적으로 피아노 건반만 두드리는 학생을 지도한 적이 있다고 한다. “너처럼 건반을 마구 두드리면 쇼팽이 좋아할까. 쇼팽은 악보에 어떤 마음을 담았을까. 피아노는 마음으로 친다. 손은 마음을 나타내는 도구일 뿐이다.” 어떻게 달라졌을까? 학생은 일반음대에 합격했고 자신의 마음과 쇼팽의 마음이 통하는 불이성(不二性)을 알게 되었던 것이다.

세렌디피티(serendipity), ‘뜻 밖에 찾아온 행운’으로 번역되는 이 단어는 수많은 실패의 과정에서 우연히 중대한 발견이나 발명이 이루어지는 현상을 이른다. 화려한 역사의 이면은 땀과 눈물, 열정과 호기심(curiosity)으로 흠뻑 젖어 있다. 우리 모두에게 지금 필요한 시절인연은 이 땅, 내 조국 ‘대한민국이 국보1호’가 되도록 불이(不二)가 아닌 하나가 되어 ‘기본으로 돌아가야(Back to basic)될 시점’은 아닐까?

성종형 GoldenWay Group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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