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이번에도 여자프로농구 여왕이 누가 될 지는 정선민(신세계)에게 물어봐야 할 판이다.

 신세계와 국민은행이 2승2패로 팽팽하게 맞선 가운데 13일 열리는 챔피언결정최종전의 향방이 신세계는 정선민의 활약에, 국민은행은 정선민을 수비하는 데에서갈릴 전망이다.

 즉 신세계는 정선민이 공격의 활로를 뚫고 수비를 조율한다는 「승리 방정식」을세워놓은 반면, 국민은행은 정선민을 막지 못하면 이는 곧 패배로 직결된다는 「배수의 진(背水之陣)」을 친 것이다.

 마치 정선민 한 선수를 놓고 「창과 방패(矛盾)」의 대결을 벌이고 있는 형국.

 지난 여름리그를 포함, 3번이나 팀을 정상에 올려놓으며 그때마다 최우수선수(MVP)가 됐던 정선민은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고의 선수다.

 득점과 리바운드는 물론 패스가 원활하게 돌 수 있도록 조율하는 포인트가드 역할까지도 수행하는 그가 상대팀으로서는 「목에 가시」같은 존재.

 챔피언결정전 들어서도 정선민의 활약 여부에 따라 승패가 결정됐다.

 첫 정규리그 1위의 여세를 몰아 플레이오프를 2연승으로 끝낸 뒤 챔피언결정 1차전마저 거머쥔 국민은행은 「우승은 떼어논 당상」이라는 기세였지만 2"3차전에서정선민 봉쇄에 실패하면서 2연패를 당해 오히려 수세에 몰렸다.

 박광호 국민은행 감독은 두번의 패배를 모두 정선민 수비 실패의 탓으로 돌렸을정도.

 그러나 국민은행은 11일 열린 4차전에서 홍정애가 정선민을 거의 완벽하게 막아내면서 낙승을 거뒀고, 반대로 신세계는 구심점을 잃어버리면서 경기를 거의 포기했다.

 이같은 흐름이 계속되자 당연히 양팀의 벤치는 정선민 한 선수를 위주로 작전을짤 수 밖에 없게 된 것.

 박감독은 5차전에서 홍정애와 신정자 등에게 번갈아 정선민을 막게 하는 데 역점을 두겠다고 밝혔으며, 이문규 신세계 감독 역시 표현은 안했지만 내심 정선민을상대의 「거친 수비」로부터 해방시킬 수 있는 묘안을 짜내기에 분주한 눈치다.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진출을 노리는 정선민이 상대의 집중 방어를 뚫고 4번째 우승컵을 팀에 안길 지, 아니면 예전 한솥밥을 먹었던 홍정애에 막혀 국민은행이첫번째 헹가래를 치는 것을 지켜만 볼 것인지가 5차전의 관건으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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