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지역사회 만들기에 앞장
CCTV관제센터·안전체험센터 개소

▲ 김종훈 울산 동구청장

며칠 전 뉴스를 보다가 깜짝 놀랐다. 호주에서 일하며 공부하는 ‘워킹홀리데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한 여대생이 무참하게 살해됐다는 소식이었다. 우리 큰 아이도 호주에서 ‘워킹홀리데이’ 프로그램에 참가 중이었기 때문에 뉴스를 보는 순간 가슴이 떨렸다. 곧바로 전화를 걸어 아이의 안전을 확인하기는 했지만 전화가 연결될 때까지의 그 짧은 시간이 마치 몇 시간처럼 느껴졌다. 아마도 자식을 둔 아버지의 마음은 누구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요즘 크고 작은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울산 동구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에는 평범한 회사원을 가장해 상습적으로 성범죄를 일삼던 40대가 동구에서 붙잡히기도 했고, 각종 도난사고나 뺑소니 사고 등도 끊이지 않는다. 특히나 요즘 심심찮게 발생하는 ‘묻지마’ 범죄는 누구나 뜻하지 않게 범죄의 희생양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우리를 더욱 불안하게 한다.

몇 달 전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행정수요조사에서 ‘안전한 지역사회를 만들어 달라’는 요구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안전확보 여부는 행복한 지역사회를 만드는데 필수요건이라 할 수 있다. 지난 11월27일 동구청 옆 별관에 ‘동구 CCTV통합관제센터’가 문을 열었다. 그동안 동구지역에는 구청에서 관리하는 불법주정차 단속이나 쓰레기 불법투기 단속용 CCTV와 교육청에서 각 학교에 설치해 운영하는 CCTV, 경찰에서 관리하는 범죄예방용 CCTV 등이 각각 운영되고 있었다.

동구CCTV 통합관제센터는 동구지역에 있는 CCTV 400여대를 한 곳에서 통합 관리하고 유기적으로 운영해 범죄예방 효과를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이곳에서는 경찰이 24시간 머무르면서 동구지역에 설치된 모든 CCTV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기 때문에 사건 사고가 발생하면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하다. CCTV통합관제센터 존재 자체만으로도 자발적인 범죄감소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에도 적잖은 기대를 걸고 있다.

동구CCTV통합관제센터 안에 별도의 교육실을 마련했는데 앞으로 동구지역 학생들을 초청해 범죄예방에 대한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교내에 설치된 CCTV를 통해 경찰이 학교 안을 모니터링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학교폭력이 많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 이미 CCTV통합관제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다른 지역에서는 범죄발생이 15~20%이상 줄어들었다고 한다.

지난 10월말에는 동구보건소 지하 3층 공간을 리모델링해 문을 연 동구생활안전체험센터도 안전한 동구를 만드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동구생활안전체험센터는 일상생활에서 발생할 수 있는 교통사고, 화재, 추락, 지진 등에 대비해 실제처럼 체험하고 훈련하며 재난발생시 대응능력을 키울 수 있는 공간이다. 동구생활안전체험센터가 들어선 동구보건소 지하 3층 공간은 본래 창고처럼 쓰이던 곳이었다. 구청장에 취임한 직후, 지하실부터 옥상까지 청사 구석구석을 쭉 둘러본 적이 있었다. 그 때 이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당시에는 각 부서에서 오랫동안 보관하는 물품을 쌓아두고 있었는데, 잘 활용하면 요긴하게 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곳에 생활안전체험센터를 마련하게 됐다.

울산에서는 처음 문을 여는 생활안전체험센터여서 타 시도를 방문해 벤치마킹하는 등 정성을 많이 들였다. 이곳에는 열 연기 피난체험장과 심폐소생술 체험장, 화재진압 체험장, 완강기 체험장 등을 갖추고 있다. 민방위 교육을 받는 지역 주민을 비롯해 어린이 학생 등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몇 달 전 동구에서는 엄마와 아이가 있는 집에서 화재가 발생해 질식사하는 안타까운 일이 있었다. 그 소식을 전해 듣고는 ‘평소에 화재대비 훈련을 받고 침착하게 대응했더라면 비극적인 상황을 피할 수 있었을 텐데…’라는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동구생활안전체험센터를 통해 우리 구민들의 위기대응능력이 높아지리라 기대한다.

CCTV통합관제센터와 생활안전체험센터가 안전한 동구를 만드는데 큰 역할을 하겠지만 무엇보다 안전한 지역사회를 만드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동구에는 모두 17개소의 자율방범대가 있다. 자율방범대는 뜻있는 지역 주민들이 자신이 사는 동네의 밤길을 지키고 주민들이 안전하게 다닐 수 있도록 귀한 시간을 내어 자원봉사를 하는 사람들이다. 우리 이웃을 내 가족처럼 여기는 아버지의 마음으로 봉사하는 이런 분들이 있어 동구의 안전이 지켜지고 있는 것이다.

김종훈 울산 동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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