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울산시민의 날을 기념한 울산사랑 심포지엄에 참석하는 기회를 가졌다. 심포지엄의 주제는 세가지로 나누어 발표되었다. 제1주제는 울산의 정체성이었고, 제2주제는 울산시민의 정주의식이었으며, 제3주제는 선진시민의식의 함양방안이었다. 필자는 제3주제의 토론자로 참석하였다. 이 심포지엄에서 많은 것을 듣고 배우고 깨우쳤다.

 울산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울산합중시"에서 "통합울산시"로 성격이 바뀔 때 "품격있는 일류도시"로 규정할 수 있다는 결론에 귀를 기울였다. 울산이 공업센터로 발전하면서 여러 지역의 외지인들이 들어와서 거대도시를 이루었고, 이제 그들과 토박이의 생활문화가 동질화하느냐 이질적 관계에 그치느냐에 문제의 초점이 있는 것으로 알았다.

 이런 이야기를 들어면서 "아메리카합중국"은 잘 발전하여 세계 유일 강대국으로 정체성을 뽐내고 있는데, "울산합중시"는 그렇지 못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기야 울산이 광역시로 승격된 지가 불과 5년밖에 안되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아직은 단순한 이합집산의 합중시를 벗어날 수 없을 것으로 이해가 갔다.

 어디 정체성을 한마디로 말할 수 없을 까. 옛날 중국에서 어느 황제가 대신들을 모아 놓고 도대체 그 어려운 경제문제를 단 한 마디로 설명할 수 없느냐고 물었다. 여러 대신들은 경제란 공짜가 없다는 뜻이라고 머리를 짜서 대답하였다는 고사가 있다. 이처럼 울산의 정체성은 한마디로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 까.

 울산인의 정체성을 나름대로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신흥공업화도시"라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신흥"이라면 정체된 도시가 새롭게 부흥한다는 뜻이며, "공업화"의 이미지는 전통농업도시에서 공업도시로 변모되고 있다는 의미이다. 이를 통합하면 과거 정체된 농업도시가 새로운 공업도시로 변모되어 산업사회의 이점을 향유하여 부유하고 친절하며 세련된 도시로 발전하고 있다고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울산이 이러한 이미지를 갖춘 도시로 인식된다면, 울산은 그야말로 전국제일의 살기 좋은 도시로 소문날 것이며, 울산은 울산인의 영원한 고향으로서 정주의식은 어느 도시에 못지 않게 높아지게 될 것이다.

 이와 더불어 시민의식의 수준도 다른 도시에 비하여 당연히 향상되어져야 한다는데 이견이 없었다. 시민의식은 어디 울산만의 문제는 아니다. 지금 대한민국의 국민의식에도 지방의식에도 문제가 많다. 그럼에도 울산만은 선진 시민의식을 함양하는데 시민전체의 힘을 모아야 한다는데 공감이 갔다.

 흔히 시민의식은 도시에 거주하는 시민이 정해진 권리를 행사하고 의무를 준수하는 태도인데, 이 권리와 의무에서 해방되고자 할 때는 시민으로서의 자격은 박탈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시민의 권리와 의무에 충실할 때, 시민의식이 있다고 말 할 수 있는 것이다.

 현대는 이른바 퓨전주의(fusionism)를 강조하고 있다. 전통문물과 외래문물의 조화, 농업과 공업의 병존, 토박이와 외지인의 화합 등 이 모두가 흡수 수용하여 발전시켜 나가는 울산은 그야말로 신흥공업화도시의 정체성을 대내외에 천명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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