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노석 울산대학교 디자인학부 교수

디자인이란 무엇인가? 외래어이지만 어느덧 일상용어가 되어버린 ‘디자인.’ 그러나 우리는 아직도 그 확실한 개념을 갖고 있지 못한 것은 아닐까? 그러면서도 우리 모두는 일상생활 중에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많은 디자인 활동을 하고 있다.

집안 분위기를 바꾸고자 할 때, 가구 배치를 바꾸거나 새로운 벽지를 고르고 커튼을 골라 구입한다. 상품을 구입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것이 무엇일까? 가격은 물론, 디자인(형태, 색채, 재질감) 또한 중요 선택기준이 될 것이다. 선택기준으로서 디자인은 당연히 좋은 디자인, 착한 디자인(Good Design)일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원하는 굿 디자인은 무엇인가? 이미 짐작하시겠지만 이 또한 정답이 없다. 디자인에는 원래 수학공식만으로 풀 수 없는 그 무엇이 있기 때문이리라. 디자인은 좀 더 나은 그 무엇, 굿 디자인은 보다 나은 인간다운 삶을 위해 존재하는(Design for better life) 그 무엇이다. 각자의 생각에 따라 다른, 굿 디자인에 대한 수많은 정의를 살펴봄으로써 공감의 폭을 넓혀 보고자 한다.  

 

가격대비 성능이 뛰어난 것, 보기 좋은 것, 갖고 싶게 하는 것, 사용하기 쉽고 편리한 것, 과장되지 않고 정직한 것, 사용자에 대한 배려가 깊어 친절한 것, 보기 쉽고 편안한 것, 메시지가 정확한 것, 친환경적인 것, 오랜 시간 함께 하고픈 친구 같은 것, 웃음과 기쁨을 주는 것,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것,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것, 이해하기 쉬운 것, 꾸미지 않아도 자체로 아름다운 것, 오랜 기간 사랑받는 것, 그냥 끌리는 것 등. 아니 이 모든 것을 합한 것. 참으로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수많은 정의가 가능하다. 그러나 모든 정의에 내포된 하나, 사용자인 인간에 대한 배려일 것이다.

굿 디자인은 끊임없이 대중과 소통하며 만들어진 디자인이다.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라 대중의 삶 속에서 함께 호흡하며 긴 생명력을 갖게 될 때, 참다운 굿 디자인이 창조되는 것이다. 굿 디자인은 GD마크가 인증하는 것이 아니라 대중의, 대중을 위한, 대중에 의한 디자인이야 말로 굿 디자인이라 할 수 있다. 디자인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높아질수록 우리의 디자인경쟁력은 높아질 것이다. 이는 대한민국이 디자인 선진국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디자인 선진국은 경제의 선진국이며 디자인 선진국은 문화의 선진국이다. 21세기 대한민국이 간절히 소망하는 것이기에.

박노석 울산대학교 디자인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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