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아이들도 아빠보다 엄마를 더 무서워해요"

 SBS의 인기사극 〈여인천하〉(매주 월·화 밤9시55분)에서 문정왕후(윤비)의 카리스마 연기를 실감나게 하고 있는 전인화(37).

 요즘 윤비의 위세는 소위 "치부책"이라는 뇌물리스트 때문에 땅에 떨어지고 궁에서 쫓겨날 처지에 놓여 있다. 29일 방송될 77회에서 마침내 왕비의 침전인 교태전(交泰殿)에서 금부도사와 군관들에게 이끌려 나온다.

 11일 경복궁 교태전에서 이뤄진 녹화현장에서 전인화는 이 장면을 무려 여섯 번이나 반복했다. 억센 군관들의 손에 양쪽 팔을 잡힌 채 "이 손 놓아라"고 소리치며거칠게 반항하는 장면이 쉬울리 없다.

 진짜로 악에 받쳐 분해하는 표정을 바라는 김재형 PD는 몇 차례 "마지막 한 번 더"를 반복하고서야 마침내 O.K사인을 보낸다. 사인을 보는 순간 전인화는 긴 한숨과 함께 탈진한 듯 계단에 주저 앉는다.

 이런 장면을 촬영해야 하는 날이면 긴장해서 그런지 저절로 식사량이 많아지고 체력이 소모될까 두려워 분장실에서도 말을 아끼게 된단다.

 "힘은 들지만 그래도 현대극보다는 사극이 할 맛이 나요. 역사 속의 인물과 만나는 것도 재미 있고 모든 장면마다 자신의 연기를 분석해 볼 수 있거든요".

 요즘 문정왕후 위세가 추풍낙엽이지만 호시절이 다 간 것은 아니다. "니가 정녕 단매에 죽고 싶으냐"던 권세를 다시 되찾는다. 뇌물리스트를 갖고서도 끝내 이를 내놓지 않는 왕후의 깊은 뜻을 중종이 이해하고 다시 입궁을 허락하기 때문이다.(사진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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