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12일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의 즉각적 휴전을 요구하는 내용의 결의를 채택했다.

 팔레스타인을 독립국가로 인정하는 결의안이 유엔에서 통과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통과된 결의안에 대해 이스라엘은 공식논평은 아니지만 긍정적이라는 반응을 보였으며 팔레스타인도 환영의사를 표시했다.

 특히 이번 결의안은 미국이 적극적으로 추진한데다 앤터니 지니 미국 중동특사의 평화중재 노력과 맞물려 있어 최근 사상 최악의 국면으로 접어든 유혈사태를 해결하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날 자정 직전 통과된 결의안 1397호는 안보리가 "2개의 국가로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안전하고 공인된 국경 내에서 나란히 살아가는 지역의 비전을 확신하고 있다"고 밝힘으로써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지칭했다.

 결의안은 이어 테러, 선동, 파괴 및 상대방을 자극하는 행위를 포함한 모든 폭력행위를 즉각 중지하는 한편 평화협정 재개를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에 요구했다.

 이 결의안은 안보리 15개 이사국 중 14개국의 찬성을 얻어 통과됐다.

 지난 2000년 9월 팔레스타인의 대 이스라엘 봉기로 양측간 유혈분쟁이 격화되기 시작한 이후 팔레스타인 관련 결의안 채택을 저지해온 미국도 시리아가 제출한 결의안 원안의 내용 수정을 거친 뒤 찬성표를 던졌다.

 그러나 이사국중 유일한 중동국가인 시리아는 결의안 내용이 원안보다 강도가 약해졌다는 이유를 들어 기권했다.

 미카일 웨흐베 유엔주재 시리아 대사는 분쟁의 근원인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영토 점령 문제가 결의안에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반해 존 네그레폰테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이번 결의안을 강력한 중동 결의안이라고 반박하면서 결의안을 채택한 우리의 의도는 평화노력을 전개하고 폭력과 테러가 사라지도록 추진력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네그레폰테 대사는 미국이 이처럼 전격적으로 결의안 통과를 추진한 것은 이번주에 재개된 앤터니 지니 중동특사의 평화중재 노력에 특정한 계기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말했다. 팔레스타인 독립국가라는 비전은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 콜린파월 국무장관이 예전에도 표현한 적이 있다.

 이날 결의안 통과는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이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자치지역 점령을 처음으로 불법점령이라고 규정하는 등 이스라엘을 강력 비난한 뒤 불과 수시간만에 이뤄졌다.

 이스라엘은 최초로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언급한 결의안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가운데 그 내용을 분석하고 있다고 익명을 요구한 한 관리가 말했다.

 이 관리는 예후다 란크리 유엔 대표가 사상 처음으로 유엔 결의에 정치적 중요성을 부여한 그 문안에 긍정적으로 반응했다며 현재 외무부가 결의안 내용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으며 공식 반응은 13일(현지시간) 아침쯤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공영라디오는 아리엘 샤론 총리가 팔레스타인 독립국 창설에 이미 찬성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팔레스타인은 결의안을 진보라고 표현하며 전폭적인 환영의사를 나타냈다.

 아흐메드 압델 라흐만 팔레스타인 총무장관은 그것은 팔레스타인 국민의 저항을 위한 진보이라고 말했다고 카타르의 알-자지라 위성방송이 보도했다.

 라흐만 장관은 특히 미국이 결의안 1397호를 지지함으로써 팔레스타인 독립국의 안보를 보장하고 국제적 합법성의 대열에 합류하는 길을 열었다고 긍정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세르 알-키드와 팔레스타인 유엔주재 대표는 이번 결의안은 중요한 것이며 중동 상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유엔본부 AP·AF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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