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곧 결혼할 예정인 애인에게 보스턴마라톤 월계관을 바치겠습니다』 한국 마라톤의 대들보 이봉주(32.삼성전자)가 수줍은 듯 하면서도 자신에 찬 목소리로 한달여 앞으로 다가온 보스턴마라톤대회(4월16일)의 각오를 밝혔다.

 지난 대회에서 대회 두달 전 돌아가신 아버지를 생각하며 뛴 끝에 우승, 아버지영전에 우승컵을 바쳤던 이봉주는 이번 대회에서도 단순히 2연패를 넘어 꼭 정상에서야 할 이유가 있다.

 바로 7년 넘게 사귀어온 동갑내기 애인 김미순씨와 빠르면 4월 말에 화촉을 밝힐 예정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까지 각종 대회에서 26번의 풀코스를 완주하고 이 대회에서만도 3번째 레이스인 이봉주이지만 어느 대회보다 철저히 준비해왔다.

 지난 1월부터 경남 고성에서 체력 보강에 중점을 두고 훈련해 온 이봉주는 지난달 21일 충남 보령으로 장소를 옮겨 본격적인 몸만들기에 들어갔다.

 보령은 급경사가 많은 보스턴마라톤의 코스와 비슷해 지난 대회에서도 덕을 턱턱히 본 곳으로 이봉주는 이 곳에서 훈련 파트너인 존 나다 사야를 앞에 두고 매일40㎞ 정도를 달리는 강훈을 소화하고 있다.

 오인환 감독은 『마라톤의 특성상 많은 변수가 존재하지만 갑자기 아버지가 돌아가셨던 지난 대회보다는 훈련량이 훨씬 많고 이봉주의 의욕도 높아 기대가 된다』고밝혔다.

 또한 이봉주를 위협할 톱 클라스 선수들이 대거 런던마라톤으로 빠져나간 것도호재다.

 보스턴마라톤보다 이틀 일찍 열리는 런던마라톤에는 세계최고기록 보유자 할리드 하누치(미국) 등 정상급 선수들이 총출동한다.

 여기에 이번이 이 코스에서 3번째 레이스이고 우승 경험까지 있다는 것도 이봉주의 2연패 가능성에 더욱 무게를 싣게 한다.

 동아마라톤 관계로 오는 14일부터 일주일간 서울에서 훈련하는 이봉주는 21일다시 보령으로 내려간 뒤 내달 5일 현지 적응을 위해 보스턴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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