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곡:헨리 비외탕(henri vieuxtemps)

연주:벨기에 국립 오케스트라, 지휘/테오도어 구슐바우어, 첼로/마리 할링크

제작:Cypres CYP4609

헨리 비외탕, 그는 작곡가이자 열두살에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을 완벽하게 연주했을 정도의 천재성을 가진 당대 최고의 바이올린 연주자이기도 했다. 또한 이자이와 후바이라는 20세기 바이올린의 거목들을 키워낸 음악계의 거장이다.

 비외탕의 이름을 대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되는 것이 4번을 필두로한 여섯개의 바이올린 협주곡이다. 그런데 그의 첼로 협주곡은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협주곡에서의 드라마틱한 모습과 생상스의 우아하고 섬세함을 반반 섞어 놓은것 같은 바외탕의 〈첼로협주곡 1, 2번〉은 처음 만들어졌을 때부터 그리 환영받지 못했고, 지금까지도 이 협주곡이 지니고 있는 매력에 비해 그에 상응하는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1986년에 녹음했던 하인리히 쉬프와 네빌 매리너(EMI)가 유일했던 것도 큰 원인 중의 하나일 것이다.

 두 곡 모두 조제프 세르베를 위해 작곡한 것으로 전통적인 형식을 답습하고 있지만 바이올린 소리에 가까운 하이 포지션의 연주(1번)와 같이 초절기교들을 요구하는 카덴차 부분들을 들어보면, 작곡가이기 이전에 연주자이기도 했던 비외탕의 면모를 발견할 수 있다.

 기존의 EMI음반은 사상 초유의 녹음이라는 핸디캡을 원숙한 독주자와 수없이 많은 세션을 겪은 지휘자의 노련함으로 무난히 극복 해내고 있다. 하지만 오케스트라의 울림이 경직돼 있고, 쉬프의 첼로 역시 모든 것을 조심하고 자제하는 쪽이라서 프랑스 적인 화려한 울림과는 어느 정도의 거리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아직 채 서른도 안된 마리 할링크의 이 음반은 앞선 쉬프의 연주에서 부족했던 부분들을 완벽하게 채워 준다. 볼륨감이 좋고 촉촉한 윤기까지 가지고 있는 그녀의 첼로는 물론이고 벨기에국립오케스트라의 서포트도 대단한 활기를 보여주고 있다. 이 음반은 음악애호가들의 주목을 받기에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울산시립교향악단 수석·객석문화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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