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들이 주식을 쓸어담으면서 국내 증시가 모처럼 상승 기지개를 켜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최근 3조원 넘게 순매수하면서 원화는 강세 기조를 보이고 있고 코스피는 2,000선을 넘나들며 추가 상승을 시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그동안 저평가된 대형주를 앞세워 코스피가 박스권을 벗어나 추가 상승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 외국인, 3조원어치 매수…주가 ‘쑥쑥’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투자자는 지난 3월26일부터 국내 증시에 복귀해 전날까지 모두 3조1천170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거래일 기준으로 보름 동안 14일을 제외하고는 하루도 빠짐없이 주식을 사들였다.
  최근 국내 시장에선 외국인 순매수와 코스피 상승, 환율 하락(원화 강세) 등 삼각 흐름이 이어진 형국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주요 지지선을 하향 이탈할 때마다 외국인의 매수 강도는 강화됐다”며 “원화 강세는 외국인 순매수 규모 확대와 경기민감 대형주 투자심리를 끌어올리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 순매수 기조는 환차익을 노린 매수라기보다 신흥국의 저평가 매력에 따른 것이어서 주가 상승세는 원화 강세가 끝나도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으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한국전력, 하나금융지주, LG디스플레이, LG전자, 삼성엔지니어링, 고려아연, 한국항공우주, 한국타이어 등 지수관련 대형주가 10위 내 올라 있다.
 또 외국인이 올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순매수한 상위 10개씩 모두 20개 종목 중 2개를 뺀 나머지 18개 종목 주가가 일제히 상승했다. 올해 들어 삼성전자는 0.15% 내렸으나 한국전력(12.95%)과 LG디스플레이(11.83%), 삼성엔지니어링(17.27%), 한국항공우주(10.86%) 등 종목들은 석 달 보름 만에 10%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외국인 순매수 상위 10위 내 들어간 셀트리온(34.29%)과 루멘스(34.65%), 위메이드(37.98%), 파라다이스(35.16%), 리노공업(31.12%) 등 종목들의 주가는 올해 30% 넘게 뛰었다.

  ◇ “그동안 못 오른 대형주들 간다”
  현재로선 수급상으로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지수관련 대형주들이 장세를 이끌어 올해 코스피 박스권이 뚫릴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주로 외국인은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 중심으로 매수에 나서는 만큼 중·소형주보다 저평가 대형주가 시장을 끌고 갈 것이라는 얘기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총괄팀장은 “최근 2년간 중·소형주 중심에서 올해는 대형주가 지수를 끌고 가는 장세가 될 것”이라며 “대형주는 1분기 실적이 예상치에 맞아 어닝 쇼크(실적 악화 충격)도 없는데다 외국인 매수세도 집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형주 중심으로 코스피가 박스권 상단인 2,050을 뚫고 나가면 중·소형주가 뒤를 따라 오르는 모양새가 될 것”이라며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 중에서 정보기술(IT)과 자동차, 철강 등 종목 실적이 예상치에 맞아 주목을 받는다”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삼성전자와 자동차주 등 대형주 강세에 힘입어 코스피가 2,100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이유에서 국내 대형 기관 중에서 전통적인 가치주 투자가들도 이미 중·소형주에서 대형주로 눈길을 돌려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부사장은 “양호한 수급 등에 힘입어 코스피는 박스권을 돌파해 연말까지 2,200선을 넘을 가능성이 있다”며 “본질 가치 측면에선 그동안 오르지 못한 대형주의 가격 이점이 많다”고 강조했다.
 그는 “업종 대표주 중에서 그동안 주가 상승률이 낮고 최근 매도세가 몰리지만 기관 보유 비중이 낮은 종목, 지속 가능한 기업 등에 주목한다”고 언급했다.
 허 부사장은 증권업과 건설업, 철강업, 유틸리티, 삼성그룹주, LG그룹주 중에서 상대적으로 덜 오른 우량주 선별 투자 전략을 제시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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