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항공편 이용 수학여행 취소·재검토

선박이용 21개교 육로 이용으로 계획 수정

김복만 교육감 예비후보 등록도 연기

▲ 울산시교육청 백성윤 학생생활교육과장이 17일 청내 프레스센터에서 “선박이나 항공편을 이용해 수학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일선 학교에 계획 취소 또는 재검토를 지시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울산지역 21개 학교가 지난 16일 진도 해상에서 발생한 여객선 침몰 사건과 관련해 선박 또는 항공편을 이용한 수학여행을 전면 취소하거나 재검토하기로 했다.

시교육청은 17일 긴급 대책회의와 함께 청내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갖고 “일선 학교에 ‘항공이나 선박을 이용한 수학여행 등 체험학습을 육로 이용으로 전환하거나 검토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수학여행이나 수련활동 등 모든 외부 체험활동을 진행하기에 앞서 안전사항을 재점검하고 안전이 담보되지 않을 경우 즉각 취소할 것을 당부했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현재 울산지역 초·중·고·특수학교 가운데 21개 학교가 섬지역이나 해외로 수학여행 또는 체험학습을 계획하고 있다.

다음달 27일부터 29일까지 학생과 교사를 포함해 총 49명이 선박을 이용해 울릉도·독도를 다녀올 예정이었던 울주군 두동초등과 같은 달 20일부터 3박4일간의 일정으로 학생·교사 385명이 선박을 이용해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날 예정이었던 학성여고는 이번 사고의 여파로 계획 자체를 취소했다.

이들 두 학교를 비롯해 항공편을 이용해 다음달 19일부터 23일까지 중국으로 수학여행을 떠나는 성신고와 미국으로 떠나는 울산과학고, 제주도로 떠나는 달천고 등 제주도 또는 해외로 수학여행 계획이 확정된 9개 학교와 추진하고 있는 12개 학교 등 21개 학교가 육로를 이용하는 것으로 계획을 수정 또는 검토하고 있다.

또 두동초등은 오는 24일 학생 77명이 고래바다여행 크루즈선을 타고 고래 구경에 나설 예정이었지만 예약을 전면 취소했다.

김복만 교육감은 당초 18일 이번 교육감 선거 예비후보로 등록할 예정이었지만 이번 사고로 등록을 연기했다.

김 교육감은 이날 긴급 대책회의에서 “당분간 교육감 선거와 관련한 활동을 중단할 것”이라며 “진도 해상 여객선 사고수습기간 동안 학교 내에서 이뤄지는 행사, 동아리 활동을 가급적 자제시키고, 외부 행사는 엄숙하고 차분하게 진행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교육부는 현재 일선학교에서 예정된 수학여행을 계속 진행할지 여부를 파악해 18일까지 보고하라고 시·도교육청에 요청했다.

교육부는 시·도교육청의 의견이 수렴되는 대로 다음 주 초 전국 시·도교육청 관계자 회의를 열어 수학여행 보류 여부를 논의할 계획이다.

이날 경기도교육청과서울시교육청을 비롯한 전국 시·도 교육청에는 수학여행을 보류·폐지해달라는 민원이 폭주하고 있다. 시·도교육청 홈페이지에는 학교측이 수학여행을 그대로 추진할 경우 자녀를 보내지 않겠다는 글도 잇따르고 있다.

이왕수기자 wslee@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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