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가 폐암 발병의 가장 큰 원인
니코틴·타르 함유량 낮다고 해도
흡연의 깊이·양 등과 비례해 발생
고기 구울때도 자주 환기해줘야
과일·야채 충분히 섭취 예방 도움

▲ 로봇 폐암수술 모습.

폐암은 우리나라에서 남녀를 합쳐서 발생률이 4위를 차지할만큼 흔한 암이다. 전 세계적으로도 증가 추세로 사회·경제적인 파장까지도 우려해야 할 수준에 이르렀다. 폐암은 기관지, 세기관지 및 폐포 등 호흡기관에 발생하는 원발성 암과 다른 장기에서 발생해 혈관이나 림프관을 타고 폐로 이동해 증식하는 전이성 폐암으로 나눌 수 있다. 폐암이 점점 증식하게 되면 호흡기관뿐만 아니라 뇌, 뼈, 복부 등 타 기관까지 폐암이 전이하게 돼 사망에까지 이르게 하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암사망률에서 폐암이 1위를 차지할 만큼 치료도 어려운 암이다.

◇폐암 환자 중 10% 이상‘비흡연자’

우리나라 중앙암등록본부의 최근 발표 자료에 따르면 폐암 환자수가 매년 증가해 연간 2만명이 훨씬 넘었고, 이 가운데 1만7000명만 흡연자라고 보고된 바 있다. 이렇듯 폐암 환자는 흡연자에게만 발생하는 질병은 아니다. 흡연자에 의해 간접흡연을 하게 되는 주위 사람들에게도 나타나고 있다.

일반적으로 흡연자가 1갑 정도의 담배를 피운다고 하면 이 공간에 같이 있었던 비흡연자의 경우 3~4개피 가량의 담배를 피운 것과 같다고 한다. 담배 연기에 포함돼 있는 유해한 물질의 경우 웬만한 공기정화기를 통해 정화를 해도 크게 효과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간접흡연은 같은 장소에 있는 사람들에게 치명적인 해로움을 가져오고 가정 내에서의 흡연의 경우 배우자나 아이들에게도 치명적인 위험을 가져올 수 있다.

◇눈꺼풀 쳐짐, 어깨통증도 폐암의 신호

대부분의 흡연자들도 담배가 폐암발병의 가장 큰 원인이라는 것을 알고있으며, 금연의 필요성도 인식하고 있다. 담배는 약 4000종 가량의 유해물질과 60종 이상의 발암물질로 이뤄졌으며 비흡연자에 비해 15~80배까지 폐암발생이 높다. 

▲ 김재현 동남권원자력의학원 흉부외과 과장이 폐암환자를 상담하고 있다.

또 요즘 담배는 니코틴과 타르 함유량이 적어서 괜찮다며 깊이 들이마시고 더 많이 태우는 흡연자들도 많다. 이는 흡연의 깊이와 형태, 양과 비례해 폐암 발생률이 늘어나므로 결코 함유량이 낮은 담배가 몸에 좋은 것은 아니다. 이외에 흡연자가 직접 내뿜는 담배연기인 주류연과 담배 끝에서 나오는 부류연을 같이 들이마시는 간접흡연도 비흡연자에 비해 20~30% 폐암발생률을 증가시킨다.

폐암을 발생시키는 여러 요인들은 석면과 우라늄, 라돈과 같은 방사선, 도시매연과 같은 환경적 요인과 유전적 요인 등이 있다. 유전적 요인은 대부분 후천적 유전자 이상으로 발생한다. 폐암 가족력이 있을 경우 2~3배 발병위험이 높다.

폐암 초기에는 거의 증상이 없지만 기관지에 가깝게 발생할 경우 기침, 피가래,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마치 가벼운 감기나 결핵처럼 나타나기도 한다. 경우에 따라 종양의 크기가 커지면서 신경을 눌러 한쪽 눈꺼풀이 쳐진다든가, 목소리가 쉬는 경우도 있으며 어깨나 등에 통증을 호소할 수도 있다.

원인 모르게 식은땀이 많이 나고 무기력해지고 몸무게 감소가 급격히 진행되기도 한다. 이미 이런 증상이 나타난 후 폐암이 발견되면 대부분 상당히 진행된 병기의 폐암으로 예후가 좋지 않다. 따라서 증상이 없는 초기에 발견할 수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쉽지 않다.

◇65세 남자암 1위 폐암, 생존율 20%

폐암의 치료 방법에는 전통적으로 수술적 절제, 항암약물치료 및 방사선 치료 등의 3가지의 기본적인 치료방법이 있다.

비소세포폐암의 경우 초기 폐암의 치료로 먼저 수술적 절제를 추천한다. 가능하면 개흉을 하지않고 수술후 조기회복을 위해 로봇 폐절제술 또는 흉강내시경 폐절제술이 시행되고 있다. 최근에 로봇폐암수술을 받는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아무래도 상처부위가 작고 수술 후 회복이 빠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수술하는 의사 입장에서도 3차원의 수술시야와 1.5배 확대된 시야를 보여주며 마치 사람의 손목처럼 회전하는 관절을 가진 로봇팔을 이용해 정교하게 수술할 수 있어서 만족도가 높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에서는 로봇을 이용해 폐암, 식도암 등 각종 암 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진행된 폐암의 경우에는 항암제와 방사선을 중심으로 치료하고 있지만, 무조건 병기에 따라 치료하는 것이 아니고 환자 개개인의 상태, 즉 폐기능, 영양상태, 타질환 유무에 따라 치료방법을 선택적으로 결정하고 있다. 이는 맞춤치료라고 할 수 있는데, 사이버나이프, 중입자가속기치료기 등의 최신 방사선 치료기의 등장으로 다양한 치료옵션이 생겼기 때문이다.

김주현 동남권원자력의학원 흉부암센터장은 “약 80~90%의 폐암이 금연을 함으로써 예방이 가능하다. 또 유해한 환경에 노출되는 것을 피하고, 고기를 굽거나 취사시 연기가 발생하면 환기를 자주 해야한다. 적당한 운동과 야채와 과일을 충분히 섭취(우리나라 평균 섭취율 13g, 남자 권장량 30~38g, 여자 권장량 21~25g)하는 것도 폐암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폐암은 65세 남자암 1위인데 생존율이 20%로 낮은 편으로 조기 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하는 것이 생존율을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면서 “55세 이상이고 30년 이상 흡연하거나 위험한 환경에 노출된 경우에는 저선량 흉부CT를 통해 정기적으로 폐암검진을 받을 것을 추천한다”고 밝혔다.

글=박진우기자 iory8274@ksilbo.co.kr

도움말=김주현 동남권원자력의학원 흉부암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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