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로로’보면서 주사맞으니 안아파요
병원이라는 딱딱한 분위기 대신
문고실·놀이방 등 설치해 안정
진료공간도 아이들 눈높이 맞춰
유기적인 협진 시스템도 눈길

▲ 호흡기치료실에서 어린이가 애니메이션을 보며 치료를 받고 있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환자들의 병원 선택 기준은 ‘접근성’이었다. 특히 감기나 배탈과 같은 경증질환의 경우에는 거주지와 가장 가까운 병원을 찾는 것이 당연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동네에는 특수성과 전문성을 내세운 수많은 병원들이 생겨났고, 환자들은 우수한 의료진이 있는 곳을 찾기 시작했다. 환자의 입장에서 의료질을 평가하기란 쉽지 않고, 자연스레 환자들은 편안하고 깨끗한 분위기의 병원으로 눈길을 돌리게 됐다. 병원은 환자들의 니즈에 맞춰 제각기 특색있는 인테리어들로 환자들을 맞이하고 있다. 특히 시각적 효과에 민감한 소아청소년과의 경우 편안하고 친숙한 분위기를 갖추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울산시티병원의 소아청소년센터가 지난 2012년 새롭게 확장 개소한 후 인근지역에 거주하는 부모들의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지역에는 24시간 소아진료가 가능한 병원이 드물다보니 마음이 놓이는 부모들도 많다.

이 센터는 신생아기부터 성장기에 이르기까지 소아청소년과에 해당하는 모든 질병과 건강문제를 통합적으로 다룬다.

성인들의 진료공간과 구분된 쾌적한 환경에서 진료받을 수 있음은 물론이고 호흡기 질환, 신생아 질병, 알레르기 등 진료과목별로 세분화된 공간도 마련했다.

부모들이 아픈 아이를 데리고 시티병원을 찾는 이유 중 하나로 유기적인 협진시스템을 들수 있다. 실제로 팔골절로 다른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박다영(여·7)양은 지난달 독감으로 입원해 이곳에서 골절치료까지 함께 받았다. 또 비슷한 시기에 발목골절인 장간막림프절염으로 입원했던 박혜인(여·7)양은 입원 중 독감에 걸려 소아과 진료까지 한 병원에서 받을 수 있었다. 아이를 데리고 이 병원, 저 병원으로 옮겨다니는 수고를 덜었던 것이다.

시티병원 소아청소년센터의 협진시스템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재활의학과와 협진해 추진하고 있는 언어치료다. 현재 시티병원 재활의학과에서는 매주 2회 아동을 대상으로 언어치료를 시행하고 있으며, 소아과 진료를 받고 있는 아이들에게 언어발달장애나 과잉행동장애가 의심된다면 바로 치료를 시작할 수 있다.

병실 또한 성인실과 달리 아기자기하게 디자인해 병원이라는 딱딱한 분위기보다는 편안한 환경을 조성했다. 특히 어린이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주사실에는 모니터를 설치해 뽀로로, 타요 등의 애니메이션을 보여주며 불안감을 덜어준다.

인테리어뿐 아니라 소아병동 내 문고실과 놀이방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으며, 매주 수요일 11시에는 동화구연을 열어 입원 아동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병실 내에는 정수기, 전자렌지, 냉장고 등을 갖춰 아이를 간호하는 부모의 이동폭도 줄였다. 무엇보다 시티병원이 야침차게 들여놓은 유아전용침대도 호응이 꽤 큰 편이다. 간호하던 부모가 잠시 자리를 비우더라도 아이가 침대에서 떨어질 염려가 없어졌다.

소아청소년진료센터 이왕복 원장은 “쳬계적이고 전문적인 소아진료뿐만 아니라 편안한 치료공간을 마련해 지역 아동들이 쉽게 찾을 수 있는 병원이 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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