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의 사실상 ‘자금줄’ 역할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세모신용협동조합 등 부당 대출 의혹 금융사에 대해 조만간 특별 검사에 들어간다.
 여객선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기업에 이어 국내 모든 연안 여객 선사에 대해서도 부실 대출 여부를 긴급히 점검한다.
 향후 금융사들이 여객 선사에 대출해줄 때 담보 가치 뿐만 아니라 안전기준에도 적합한지 충분히 고려하도록 지도하기로 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금융권 대출에 의혹이 불거짐에 따라 세모신협을 포함해 일부 문제 소지가 있는 금융사에 대해 조만간 대대적인 현장 점검에 나설 예정이다.
 중고 선박에 대해 과도한 대출을 해줬다는 의혹을 사는 산업은행 등도 특별 검사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언론 등에서 지적받는 세모신협 등 일부 문제 가능성이 있는 금융사에 대한 검사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현재 내부적으로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유 전 회장 일가가 운영하는 기업들이 세모신협으로부터 장·단기차입금을 끌어 쓰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이원아이홀딩스는 지난해 세모신협으로부터 운전자금 용도로 5천만원을 연 이자율 6.00%로 단기 차입했다. 이 회사는 또 지난해 담보설정액 6천만원에 대한 담보로 세모신협에 건물을 제공했다.
 청해진해운의 지주회사 격인 아이원아이홀딩스는 유 전 회장의 두 아들인 장남 대균(19.44%)씨와 차남 혁기(19.44%)씨 등이 지분을 보유한 회사다.
 세모신협은 지난 1994년 설립돼 1998년부터 본격적으로 활동한 신용조합이다. 자산규모는 75억원, 조합원 수는 659명으로 각각 집계됐다.
 세모신협은 세모우리사주조합으로 출발한 만큼 계열사 직원들 상당수가 출자에 참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신협중앙회 측은 “유 전 회장 일가관련 기업들이 세모신협에 갚아야 할 대출액은 지난달 말 기준 5천만원에 불과하고 앞서 이뤄진 대출도 모두 적법하게 이뤄졌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금감원은 세월호를 운영한 청해진해운 뿐 아니라 모든 연안 여객 선사의 대출에 부실이 있었는지를 파악하는 긴급 점검에 나섰다.
 앞서 금감원은 청해진해운 실소유주인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과 관련 있는 지주사인 아이원아이홀딩스를 포함해 천해지, 아해, 다판다, 세모, 문진미디어, 온지구, 21세기, 국제영상, 금오산맥2000, 온나라, 트라이곤코리아의 대출 현황과 문제점을 점검하기로 한 바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공개적으로 밝히지는 않지만 세월호를 운영한 청해진해운부터 시작해 국내 모든 연안 여객선사의 부실 및 편법 대출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면서 “해당 결과는 수사당국으로 이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외환은행 등 일부 시중은행도 연안 여객 선사의 부실 문제가 거론되자 내부적으로 관련 여신 파악에 나섰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재 연안 여객선 운영 해운사에 대한 여신 현황을 들여다보고 있다”면서 “그러나 여신 심사 기준을 강화하는 등 구체적인 조치까지는 정해진 게 없다”고 밝혔다.
 여객 선사에 대한 대출 시 안전기준을 가중해 보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금감원은 은행을 비롯한 금융사들이 여객 선사에 대출할 경우에 불법 증축이나 개조 등 안전 기준에 문제 소지가 없는지 꼼꼼히 볼 수 있도록 지도할 방침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담보 가치 선정 시 여객선 안전 문제도 가중치로 보는 방안을 보고 있다”면서 “여객선 안전이 미흡하면 결과적으로 금융사로서는 리스크가 커지는 셈이기 때문에 이번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기존보다 강화해서 보도록 유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해운사 대출기준 강화 계획이나 심사 강화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확정된 부분은 없지만 여객선을 운영하는 해운사의 경우 중고선이 많다 보니 안전성 부분에 대해서는 좀 더 세밀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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