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지난해 월드시리즈에서 절망의 나락에 빠졌던 김병현(23.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이 올 스프링캠프에서 희망찬 부활을 선언했다.

 AP 통신은 14일 「애리조나 마무리, 월드시리즈의 악몽을 잊었다」는 제목으로 김병현의 시범경기 활약상에 대한 장문의 기사를 타전했다.

 김병현은 지난 해 뉴욕 양키스와의 월드시리즈 4, 5차전에서 잇따라 9회말 2아웃 뒤 동점홈런을 두들겨 맞아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했다.

 애리조나는 7차전까지 가는 혈투끝에 4승3패로 챔피언 반지를 차지했지만 2경기를 마친 김병현의 실투는 치유되지 않는 상처로 남아 자신감마저 잃어버리지 않을까 우려됐었다.

 그러나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23살의 청년 김병현은 『나는 문제없다』는 한 마디로 올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실제 김병현은 5번의 시범경기에서 7"이닝을 던지며 단 1점만 허용, 방어율 1.

23을 기록 중이다.

 30타자를 상대로 탈삼진이 8개였고 볼넷은 한 개도 허용하지 않았다.

 밥 브렌리 애리조나 감독은 『김병현은 아직 어리고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월드시리즈에서의 실투를 나는 벌써 잊었고 그도 잊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브렌리 감독은 『마지막 7차전을 망친 것은 양키스의 마무리 투수 마리아노리베라인데 왜 자꾸 김병현의 실투만 부각시키냐』고 현지 언론의 지나친 관심에 못마땅한 심사를 드러내기도 했다.

 척 니핀 투수 코치도 『애리조나는 어쨌든 우승했다』며 『김병현은 오른손 타자들이 좀처럼 치기 어려운 확실한 마무리 투수』라고 감싸안았다.

 애리조나의 홈팬들도 김병현의 실수를 나무라는 기색은 없다.

 지난 해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한 뒤 피닉스에서 카퍼레이드를 펼칠때 홈 팬들은김병현이 대형 스크린에 비쳐지자 환호성을 지르며 그의 실투를 용서했고 올 시범경기에서 김이 마운드에 오를 때면 어느 선수보다도 뜨거운 박수갈채를 보내고 있다.

 지난 해의 악몽을 이겨내고 올 스프링캠프에서 체인지업을 집중 연마중인 김병현은 애리조나의 터줏대감 마무리 매트 맨타이가 부상에서 복귀하더라도 주전자리를굳힐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한편 AP 통신은 김병현이 지난 겨울 한국에 머물면서 어머니의 충고를 받아들여한층 성숙해졌다고 보도해 눈길을 끌고 있다.

 국내 시절 김병현이 등판하는 경기는 빼놓지 않고 관전했던 어머니는 『높은 볼을 던지지 마라』고 충고했고 김은 어머니의 지적에 따라 올 시범경기에서 한결 안정된 투구를 펼치고 있다는 것이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