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자동차 전세계가 앞다퉈 개발
그린카 기술 개발에 역량 결집해야

▲ 허만영 울산시 경제통상실장

문명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킨 몇 개의 발명품을 꼽으라면 그 중에 자동차가 매우 높은 순위를 차지할 것이다. 자동차는 단순한 교통수단을 넘어서 제 2의 생활공간,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교류의 수단, 문화와 문화를 연결하는 네트워크의 핵심요소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자동차산업에 있어 동방의 작은 나라인 대한민국이 세계 5대 자동차생산국이라는 사실이 자랑스럽고, 우리 자동차산업의 태동과 성장을 울산이 중심이 되어 이끌어 오고 있다는 점은 참으로 가슴 뿌듯한 일이다.

그간 자동차산업은 울산, 나아가서는 대한민국의 경제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2012년 기준으로 생산액은 37조689억원으로 전국 자동차 생산액의 21%를 차지하고 있고, 수출액도 205억달러로 전국 자동차산업 수출액의 28.6%를 상회하고 있다. 이와 관련된 연관산업의 규모와 울산 인근에 있는 자동차부품기업에 파급효과를 고려한다면 실로 엄청난 혜택을 받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그간의 성과는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의 미래에도 커다란 밑거름이 되겠지만, 미래의 성장을 보장할 수 없는 일이다. 자동차산업은 변화의 물살이 매우 강한 기술집약적 산업이기 때문이다. 디트로이트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변화의 흐름에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되고, 언제든지 거대한 폐허의 도시가 될 수도 있다.

자동차기술의 흐름은 크게 두 가지로 진행되는 것으로 보인다. 하나는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고 연비를 향상시킬 수 있는 친환경차량 기술로써, 전기자동차, 하이브리드자동차, 수소연료전지자동차와 같은 그린카 기술이고, 다른 하나는 전기·전자·통신 기술이 융합되어 탑승자의 안전과 편의성을 제공하는 스마트카 기술이다.

미국이나 유럽의 경우 완성차업체가 판매하는 차량의 평균연비를 제한하거나 친환경차 판매를 의무화하고 있고, 환경기준 미달시에는 패널티를 부여하기 때문에 친환경차량 생산이 부진할 경우 실질적으로 시장퇴출이라는 결과를 얻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정부도 2020년부터 국내 자동차 연비 규제 기준을 ℓ당 20㎞ 이상으로 대폭 강화할 예정으로, 친환경차량 양산을 지체할 여유가 없는 실정이다.

스마트카 기술은 자동차에 전기, 전자, 통신 등 첨단기술을 접목해서 운전자의 편의와 안전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는 기술로, 최근에 구글에서 자율주행자동차를 시연해보이면서 큰 이슈가 된 바가 있다. 현재 자동차 생산 원가의 30~40% 정도를 전기·전자 부품이 차지하고 있는데, 전문기관의 전망에 의하면 2020년쯤에는 전자부품의 원가비율이 50%를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쯤되면 자동차산업은 기계산업이라기 보다는 전기·전자 산업 혹은 종합기술산업으로 봐야하지 않을까?

자동차 내수시장의 성장은 둔화되고 있고, 해외공장 증설로 해외시장 판매 증가가 반드시 울산의 자동차생산 확대로 이어지기는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지금까지와 같은 생산위주의 구조는 장기적으로는 미래가 밝다고 볼 수 없을 것이므로, 울산의 자동차산업은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구조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울산시는 지역 전략산업의 하나로 자동차산업의 R&D에 다양한 지원을 해왔다. 북구 매곡동에 자동차부품기술연구소를 설립해서 중소기업을 지원하고 있고, 현대자동차와 다수의 부품기업들이 개발한 수소연료전지차 실증사업을 추진해서 차량보급과 충전소설치 등을 지원해왔다. 미래자동차산업의 새로운 성장을 위해 2011년부터는 국비 등 1501억원을 투자해서 그린 전기차 부품을 개발하고, 울산혁신도시 내에 그린카 기술센터를 건립을 진행하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일부 성과도 있었다. 지난 2009년부터는 국내 최초로 하이브리드자동차를 울산에서 양산했고, 2013년에는 세계 최초로 친환경자동차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할 수 있는 수소연료전지자동차를 양산해서 수출한 바 있다.

하지만 여전히 전기·전자·통신 등 미래기술분야의 자원과 투자는 부족한 실정이다. 자동차산업의 거대한 흐름을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이러한 미래융합기술분야에 대한 장기적인 산업육성과 성장정책이 필요할 것이다. 이에 발맞춰 울산의 완성차 기업과 관련 핵심 부품기업, 자동차 연관 산업분야의 역량들을 결집해서 세계적인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한다면, 1970년대 이후 지금까지 기적적인 성장을 일궈낸 우리 울산의 저력으로 미래의 자동차산업에서도 주인공으로 우뚝 설 것으로 확신한다.

허만영 울산시 경제통상실장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