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부터 본격적인 귀성이 울산에서도 시작된다. 근로자 도시 울산은 명절이 되면 이동 인구가 많다. 대기업의 경우 이번주에 추석 상여금을 지급하고 또 먼 지역에 있는 사원들을 위해 귀성 차량을 운행할 것이라고 한다. 오랫동안 고향을 떠나 객지에서 일을 했던 근로자들에게 귀성 여행처럼 즐거운 일도 없다. 직장 때문에 그동안 떨어져있던 식구들이 모여 성묘를 하고 차례를 지낸다는것은 생각만 해도 즐거운 일이다.

 그러나 올해는 나라 안팍의 소식이 우울해 이런 즐거움 보다 걱정부터 해야 하는 사람들이 많다.우선 국내 경기의 장기 침체로 기업 경제가 어려워 추석에 직원들에게 상여금을 넉넉하게 지급하지 못한 회사들이 울산에서도 많다. 이 때문에 울산에서는 직원들에게 상여금은 커녕 봉급도 제때 주지 못해 쩔쩔매는 중소기업 사장들이 많고 또 우리 주위에는 회사 부도나 정리해고 등으로 직장을 잃은 사람들도 많다. 그리고 이들 대부분은 올 추석에도 고향에 가지 못하고 울산에서 쓸쓸한 추석을 보낼 수밖에 없다.

 그러나 국내외 경기가 이렇게 어려운데도 불구하고 올 추석은 연휴가 길어 아예 휴가를 외국에서 보내는 사람들도 많을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백화점에서는 실용적인 선물 못잖게 고가 외제품이 많이 팔린다고 한다. 고마운 사람에게 선물을 하고 또 연휴를 갖기 힘든 직장인들이 모처럼 해외 여행을 하는것을 무조건 나무랄 수는 없다. 특히 요즘은 정부 부터 주 5일제 근무를 준비하는 등 국민 소비를 촉진 시켜 국내 경기 부터 활성화 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그러나 매년 되풀이되는 얘기지만 나라 경제와 이웃의 어려움을 외면한 과소비나 낭비는 선물에서도 여행에서도 없어야 한다.

 정부가 국민 소비를 촉진시켜 경기를 부양하겠다는것은 그 만큼 우리 경제가 좋지 않기 때문이지 우리 경제가 국민들이 과소비를 해도 좋을 정도로 여유가 있다는것이 아니다. 울산의 시민단체들은 이번 추석에도 고가 외제품 선물과 해외여행을 자제하고, 우리 농산물을 비롯한 국산품을 이용하자는 캠패인을 벌이고 있다. 국민 모두의 건전한 소비를 위해 우리 모두 주위를 돌아 보고 차분한 명절을 보내어야 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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