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에 펼쳐지는 고성오광대 객석에선 뜨거운 환호 이어져
진옥섭 한국문화의집 예술감독

▲ 진옥섭 한국문화의집 예술감독

12일 CK아트홀에서 열린 제4기 비즈니스컬처스쿨 제1강에서 고성오광대 진옥섭 연출가가 ‘탈에 가려진 고성오광대의 숨겨진 역사’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김경우기자 woo@ksilbo.co.kr

제4기 경상일보 비즈니스컬처스쿨 첫 강의가 12일 오후 7시 CK아트홀에서 열렸다.

강의 주제는 ‘탈에 가려진 고성오광대의 숨겨진 역사’였다. ‘전통연희 흥행사’로 통하는 진옥섭 한국문화재보호재단 한국문화의집(KOUS) 예술감독이 고성오광대(중요무형문화재 제7호)의 무대공연을 보여주며 진행과 해설을 도맡았다.

무대에 나온 진옥섭 예술감독은 “적지않은 사람들이 아직도 전통예술이라면 손사래부터 친다”며 “그건 다 우리 속에 감춰진 ‘흥’을 몰라서 하는 행동”이라고 말했다. 그는 “옛 사람들이 얼마나 노는 걸 좋아했는지, 호남 사람은 자다가도 부스럭거리면 ‘뭔 소리여~’라며 몸을 일으켰고, 영남사람은 춤을 얼마나 좋아했는지 침을 뱉어도 ‘춤’을 뱉는다고 했다”며 너스레로 여흥의 시동을 걸었다.

이어 그는 “제대로 된 전통연희는 사람을 끌어들일 수 밖에 없게 돼 있다”며 그 이유에 대해 “세월에 담금질하고 스스로 한없이 깊어진 노름마치의 살아있는 예술이 꿈틀거리기 때문”이라고 했다.

‘노름마치’란 ‘놀다’의 놀음과 ‘마치다’의 마침이 결합한 말로, ‘놀이의 종결자’를 뜻하는 남사당패의 은어다.

이어진 고성오광대 공연에는 보유자 이윤석씨를 비롯해 총 23명의 노름마치들이 출연했다.

이들 대부분은 학생, 농부, 언론인, 교사 등 평소에는 다양한 직업군에 종사하며 생업에 종사하지만, 특별한 공연이 있을 때마다 한 무대에서 호흡을 맞추는 이수자 및 전승자들이다. 이들의 춤과 소리, 연주와 춤사위가 이어지는 2시간여 동안 객석은 한바탕 웃음과 뜨거운 환호가 계속 이어졌다.

고성오광대는 원래 불구의 문둥광대가 나오는 문둥북춤(1과장), 양반의 추악상을 조롱하는 말뚝이(2과장), 약육강식 특권계급에 대해 비판을 가하는 괴물 비비(3과장), 기생의 유혹에 넘어가는 파괴승(4과장), 처첩 관계의 가정비극과 인생의 무상함을 그린 마지막장(5과장)까지 모두 5개의 장으로 구성된다.

이날 공연은 각 과장마다 최고의 공연을 차례로 보여줬고, 그 때마다 진 예술감독의 설명이 곁들여지며 청중들의 이해를 도왔다.

한편 진옥섭 예술감독은 전통연희를 알리기 위해 ‘남무, 춤추는 처용아비들’ ‘춤의 고을, 고성사람들’ ‘유랑광대전’ 등의 작품을 창작 및 연출하였으며, 저서로는 <북치고 장구치고>, <노름마치> 등이 있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