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현준 울산시 중구 복산동
출근시간, 회사에 들어서며 문앞에 놓인 조간신문들을 집어드는 것은 내 일상속의 작은 그림이다. 윤전기에서 단정하게 접혀나온 지면을 펼치며 나는 세상을 향한 창(窓)을 열고, 신문은 창(窓)을 열어 세상으로 나아온다.

정보의 홍수 시대로 대변되는 오늘의 상황에서 지면(紙面) 신문에 대한 니즈(needs)가 예전에 비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 개인적인 소회이다. 그러나 홍수로 비유되는 정보의 물결 속에서 정작 내 옆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일들에 대해서는 무관한양 지나쳐 온 나를 돌아보게 된다.

세계화가 강조되던 시절 글로컬(Glocal)이라는 단어가 화두로 등장하곤 했다. 교통과 통신의 발달을 앞세운 전 지구 차원의 교류와 협력을 담아내는 단어 글로벌(Global)과 지방의 특색과 전통을 중시하는 지역주의를 상징하는 로컬(Local)의 합성어가 바로 글로컬이다. 진정한 세계화는 지역의 고유한 전통과 정신을 잃어서는 안된다는 논지를 담고 있는 것이다.

내가 살고 있는 근거지역의 정보야 말로 실제적이고, 활용도 높은 중요 지적자원으로 수도권이나 대형사건에 대한 정보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아니 현실성과 실용성 차원으로 바라보면 오히려 더 중요하고 적실성 있는 정보일 경우도 상당히 많다. 요컨대 뉴스채널에서 오늘의 날씨를 이야기 할 때 내게 중요한 정보는 서울과 경기 지역에 비가 오느냐 마느냐가 아닌 울산에 비가 오느냐 마느냐인 것과 매한가지다.

그러나 지방의 소식을 다룸에 있어 인터넷으로의 한계를 느낀다. 정보가 부족해서가 아닌 정보에 접근하는 채널이 까다롭고 고분하다. 그런 내게 경상일보는 지역의 노른자 소식을 요약하고 이어주는 지역 소식의 구심점이다.

경상일보는 중앙 정보와 지역 정보를 모두 다룬다. 그러나 그것은 별개로 다뤄지는 것이 아니다. 중앙의 소식이 어떤 모습으로 지역에 파급되고, 그에 대한 외부효과까지 연계하여 다루는 모습을 보게된다. 경상일보에 바라는 모습도 같은 맥락이다. 경상일보는 지역의 소식을 전하는 지역 신문이다. 지역의 정보들을 충실히 담아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중앙의 정보와 지역의 정보를 융합하고 그에 따른 파급력들을 전문적인 시각에서 객관적으로 다뤄낼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매스컴의 기능으로서의 사회 갈등 치유와 지역의 결집을 이뤄낼 수 있는 따뜻한 소식을 통해 지역의 대표 일간지로서의 그 역할을 감당해야 할 것이다. 25주년을 맞는 경상일보를 축하하며 루드야드 키플링의 글 한구절을 선물하고자 한다.

나에게는 여섯 명의 정직한 하인이 있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은 모두 그들에게서 배웠다.

그들의 이름은 무엇을, 왜, 언제, 어떻게, 어디서, 누가이다. 경상일보가 지역과 중앙의 소식을 사실적이고 객관적으로 담아내는 세상을 향한 창이 되길 바란다.

이현준 울산시 중구 복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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