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시행사인 초정개발...광고대행사에 대금 미지급
업체 악수 겹쳐 결국 부도...하청업체들도 줄도산 위기

▲ 시공사의 부도로 14년간 방치돼 오다가 지난해 공사를 재개해 분양에 나섰던 울산시 울주군 삼남면 ‘경동우신 알프스타운’(옛 장백아파트) 전경.

“시행사측에서 대금결제를 해 주지 않아 협력업체들의 연쇄도산이 우려됩니다. 이는 명백히 우월적 지위를 가진 ‘갑(甲)의 횡포’입니다.”

시공사의 부도로 14년간 방치돼 오다가 지난해 공사를 재개해 분양에 나섰던 울산시 울주군 삼남면 ‘경동우신 알프스타운’(옛 장백아파트)이 이번에는 협력업체 대금지급 문제로 물의를 빚고 있다.

27일 ‘경동우신 알프스타운’의 분양광고·홍보 업체에 따르면 사업시행사인 초정개발은 협력업체에 분양광고 대금 결제를 해 주지 않아 분양광고 대행사인 C업체가 지난 21일자로 부도처리됐다.

서울에 소재지를 둔 이 업체는 초정개발로부터 경동우신 알프스타운 광고비 5800여만원을 비롯해 모림건설의 울주군 온양분양광고비 등 12건에 11억원을 회수하지 못해 결국 도산했다.

이 업체 관계자는 “직원 급여가 5개여월이나 밀렸다. 초정개발로부터 받지 못한 경동우신 분양 광고대금은 5800여만원 가량이다”고 말했다.

광고대행사가 부도가 나자 이 업체로부터 하청을 받은 40여개 영세업체들도 2차 부도위기에 직면했다며 조속한 대금 지급을 요구하고 나섰다.

홍보대행사인 A업체는 “경동우신 아파트 분양을 한지가 7~8개월이 지났고, 성공적인 분양을 했음에도 시행사가 지금까지 광고 제작 및 대행비 등의 비용을 한푼도 주지 않고 있어 회사 경영까지 위태로운 상태”라고 말했다.

초정개발이 시행하고, 경동건설·우신종합건설이 시공사로 참여해 공사를 재개한 ‘경동·우신 알프스타운’은 지하 2층, 지상 15~18층의 16개동 1540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지난해 8월부터 분양에 들어갔다.

이 아파트단지는 분양 초기 장기 방치사업장과 오래된 건축연령 등 부정적 이미지가 강하게 작용하면서 분양참패를 면치 못하다가 소형을 선호하는 45~54㎡의 실수요자들과 인근 골프장 조망이 가능한 친환경 주거환경 등의 홍보전략이 주효하면서 극적으로 분양 반등에 성공했다.

이 아파트의 현재 분양률은 70~80%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A업체 관계자는 “절대 ‘갑’으로 군림하는 건설업계의 협력업체에 대한 불공정 행위로 영세 업체들이 길거리에 나 앉을 처지로 내몰리고 있다. 성공적으로 분양을 한데도 대금을 지급하지 않는것은 명백한 횡포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시행사인 초정개발 관계자는 “분양대행사에 정상적으로 업무처리를 했다. 구체적으로 그 내용을 알려줄 이유는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경동우신 알프스타운은 지난 1999년 골조 및 외벽공사만 진행된 공정 60% 상태에서 사업주의 부도로 장기간 흉물로 방치돼 오다가 2012년 1월 부산지역 초정개발이 경매를 통해 132억여원에 낙찰받아 사업을 재개, 현재 분양중이다. 김창식기자 goodg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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