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은 미래 우리나라 경쟁력
통일교육으로 올바른 통일관 확립을

▲ 이철 통일교육위원 울산시지역협의회장 울산대 총장
대한민국이 바야흐로 통일시대를 맞이했다. 정부도 통일준비에 강한 의지를 보이면서 우리 사회에 통일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통일은 남북한 주민뿐만 아니라 재외동포들에게 매우 중요하다. 통일이 우리 민족의 번영뿐만 아니라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남한은 저출산·저성장의 늪에서 탈출하고, 북한은 새로운 제조업 기지로서 단기적으로는 러시아-중국-일본을 잇는 동북아 경제 활성화의 핵심 역할을 하면서 장기적으로는 세계 5위권의 경제대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는 비전이다.

하지만 통일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은 미래 통일시대 주역이 될 젊은 세대에서는 그리 높지 않다. 중앙부처와 국책연구기관 등이 발표한 설문조사 자료에 따르면, 청소년들의 통일에 대한 관심도는 1997년 71%에서 2010년 57.3%로 떨어졌다. 여의도연구원 청년정책연구센터가 지난해 11월 113개 전국 4년제 대학 재학생 386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남북통일이 필요하다는 답변은 52.4%였다. 지난 3월 순천향대학교가 재학생 116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는 오히려 반대 의견이 58%로 찬성(42%)보다 많았다.

이처럼 젊은 세대의 낮은 통일의식에 대해 통일교육원은 초·중·고 교과서에서 다루는 통일 내용이 추상적이고 당위적인 거대담론 위주로 서술돼 통일문제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리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통일에 대한 젊은 세대의 관심이 낮은 이유는 그 동안 통일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분단시절 서독 국민들도 통일에 대한 관심이 저조했다. 서독 정부는 청소년들에 대한 통일교육으로 이를 극복했다. 울산대학교가 재학생들을 분단현장에 견학시킨 결과, 6·25전쟁을 ‘북침’이라고 생각하던 학생들의 인식이 180도 달라지는 것을 보았다. 통일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말해주는 사례이다.

60여 년의 분단으로 남북한 언어와 문화의 이질화가 심화된 것도 통일교육이 필요한 이유이다. 독일 통일에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정치·경제 체제의 통합이 아니라 사회·심리적인 통합이었다. 통일 19년이 지난 2009년 여론조사에서 동독 출신 주민 63%가 동질성보다는 격차를 느낀다고 할 정도였다. 60여 년 동안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온 남북한 주민들이 어울려 살아가기가 쉽지 않음을 알 수 있다. 통일 이후 다름을 인정하고 같음을 확대, 창조할 수 있는 개방적인 자세 함양이 절실하다. 그래야 통일을 넘어 통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대국민 통일의지 및 역량 강화를 통한 평화통일기반 조성을 목적으로 현재 16개 시·도와 8개 해외협의회에서 모두 1063명의 통일교육위원이 활동하고 있다. 통일교육위원은 통일교육지원법에 명시된 통일교육을 실현해나가는 역할을 맡았다. 통일 환경과 남북한 실상에 대한 객관적 이해와 건전한 안보관 확립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울산지역에서는 사회지도층뿐만 아니라 일선 교사, 약사 등 다양한 직업의 위원 40여 명으로 구성된 울산광역시지역협의회가 교육, 행사, 포럼, 세미나 등을 통해 시민들의 올바른 통일관 확립에 노력하고 있다. 교육 프로그램은 교육대상이 자신의 현장에서 손쉽게 통일 및 안보관을 제고할 수 있는 순회강좌를 비롯해 통일체험학습, 통일준비 전국 학생 서예대전 등이 준비되어 있다.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란 말처럼, 통일교육은 분단현장을 직접 보고 체험하는 것이 교육 효과가 크다. 그래서 각급 학교 학생뿐만 아니라 학부모와 일선 교사도 교육 대상으로 하여 안보관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우리 지역사회가 통일교육위원 울산광역시지역협의회의 문을 친근하게 두드려 주길 기대한다. 바르고 확실한 통일관이 미래 대한민국 경쟁력의 관건이 되기 때문이다.

이철 통일교육위원 울산시지역협의회장 울산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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