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Rock Record

 예술에 있어서의 천재성은 적지 않은 논란거리다. "천재성이 타고 나는 것인가, 개발되는 것인가"부터 "천재의 예술에는 인간미가 없다"는 이야기까지 무궁무진하다. 따지고 보면 천재와 범인의 예술세계는 종이 한장 차이이기도 하고, 땅과 하늘 차이이기도 하다.

 영화 〈아마데우스〉는 타고난 천재음악가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와 평범한 궁중음악가 살리에르의 인간적 갈등을 주요테마로 삼고 있다. 승승장구하던 살리에르의 인생은 모차르트라는 천재의 등장으로 위기를 맞는다. 하나님은 어찌해서 살리에르를 내고 또 모차르트를 냈단 말인가. 살리에르의 탄식은 모든 평범한 예술가의 탄식이기도 하다.

 〈아마데우스〉는 우선 재미있는 영화다. 예술가의 일생을 담은 영화는 진지하기 때문에 지루하다는 선입견을 갖게된다. 예술이란 원래 그런 것이 아닌가. 그런데 이 영화는 재미있다. 왜냐면 천재의 돌발적 행동과 그의 예술적 고뇌, 주변 인물들의 고통 등 우리가 상상하는 모든 요소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보편적 정서를 담은 영화는 늘 재미있기 마련이다.

 게다가 영화 전편에 흐르는 귀에 익숙한 모차르트의 음악이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경제력에 무능한 모차르트를 질타하는 그의 장모의 모습에서 그의 오페라 "마술피리"에 등장하는 "밤의 여왕"의 아리아가 오버랩되는 장면은 절묘하다. 모차르트 인생의 말엽부분을 주도하며 죽음으로 몰고가는 살리에르의 음모는 물론 영화를 위해 꾸며낸 이야기이지만 인간 내면에 들끓고 있는 천재에 대한 질투심과 예술적 패배를 절실하게 묘사해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아마데우스〉 영화에 사용됐던 음악을 담은 "아마데우스O·S·T" 음반은 두고두고 이 영화를 꼽씹을 수 있는 좋은 재료다. 음악을 들으며 한장면씩 다시 떠올려보면 또다른 모차르트가 들려온다.

 예술에 있어서의 천재성은 무엇인가. 과연 천재성이 꼭 필요한 것인가. 예술이 인간의 감성을 최대한 발현한 성과물이라면 범인이 만들어낸 극치의 예술이 더 숭고하고 값진 것이 아닐까. 모차르트도 한 사람의 인간이었다. 다만 예술적 재능의 천재성이 있었을 뿐이다. 그들이 겪는 기쁨과 슬픔, 고뇌는 모두 우리 평범한 사람과 닮은 꼴이다. 그들이 남긴 음악 역시 별세계의 것이 아니라 바로 인간세계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종종 대중음악가들이 약물에 의한 환각상태에서 작품을 만들어 예술적 윤리에 의한 시비거리로 떠오르는데 그것은 아마도 범인들의 예술적 한계를 절감한 몸부림인지 모른다. 천재를 닮고 싶은 끝없는 욕망.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