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로텔리 결승골로 ‘우뚝’…루니 ‘월드컵 무득점’ 계속

이탈리아의 마리오 발로텔리와 잉글랜드의 웨인 루니는 각 나라의 간판 공격수라는 점 외에 ‘악동 기질’로 유명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가나 출신 이민자 부부에게서 태어나 가난 때문에 이탈리아로 입양된 발로텔리는 끊임없이 인종차별에 시달리면서 엇나가기 시작했다.
 여성 교도소의 내부가 궁금하다며 자신의 차량을 타고 난입하는가 하면 화장실에서 불꽃놀이를 하다가 집에 불을 내는 등 많은 ‘기행’ 때문에 출중한 실력을 뽐내는 지금까지도 ‘악동’ 이미지를 쉽게 지우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잉글랜드는 물론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은 루니도 경기장에서 과격한 행동으로 퇴장을 자주 당한다거나 경기장 밖에서는 폭행, 섹스 스캔들 등 끊임없이 각종 사건의 중심에서 굴곡을 겪었다.
 15일(한국시간) 브라질 마나우스의 아마조니아 경기장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D조 첫 경기는 두 ‘전직 악동’의 대결로 관심을 끌었다.
 이날 첫 월드컵 본선 경기에 출전한 발로텔리는 이탈리아를 승리로 이끈 ‘영웅’이 됐으나 루니는 ‘월드컵 무득점’을 벗어나지 못한 채 희비가 엇갈렸다.
 이탈리아의 원톱 공격수로 나선 발로텔리는 전반 추가시간 위협적인 슈팅으로 잉글랜드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안드레아 피를로(유벤투스)의 패스를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받아 슈팅할 공간을 확보한 그는 골대의 공간을 정확히 판단해 오른발로 정확히 보냈으나 필 자기엘카(에버턴)가 필사적으로 머리로 막아내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후반 5분 만에 발로텔리는 이 경기의 주인공으로 우뚝 섰다.
 안토니오 칸드레바(라치오)의 크로스를 정확한 헤딩슛으로 마무리하며 월드컵 본선 데뷔골을 결승골로 장식했다.
 2012년 유럽선수권대회(유로 2012)에서 이탈리아 대표팀의 결승 진출을 이끌어 실력을 인정받은 발로텔리는 더 큰 메이저대회인 월드컵에서도 한 경기 만에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다.
 이런 활약에 발로텔리는 경기의 최우수선수인 ‘맨 오브 더 매치’로 선정돼 두 배의 기쁨을 누렸다.
 발로텔리는 “잉글랜드가 무척 좋은 팀이고 더운 날씨와도 싸워야 했지만 좋은 경기를 했다”면서 “힘들었지만 이겼다는 게 중요하다”고 승리를 만끽했다.
 월드컵을 앞두고 벨기에 출신 모델인 여자친구에게 청혼한 그는 “내 골을 미래의 아내와 가족에게 바친다”며 사랑을 전하기도 했다.
 전반전까지는 루니도 만만치 않은 활약을 보이며 세 번째 월드컵에 나선 관록을 과시했다.
 루니는 전반 37분 왼쪽 측면을 돌파해 대니얼 스터리지(리버풀)에게 정확한 크로스를 배달해 동점골을 도왔다.
 그러나 자신의 역할이 더 중요한 후반에는 그런 모습을 이어가지 못했다.
 후반 17분 그는 레이턴 베인스(에버턴)의 패스로 절호의 기회를 잡았으나 슈팅이 왼쪽으로 빗나갔다.
 로이 호지슨 감독이 얼굴을 감싸쥐며 탄식할 정도로 잉글랜드로서는 아까운 장면이었다.
 이어 루니는 후반 33분 코너킥 키커로 나섰지만, 발에 제대로 맞히지 못하고 엉뚱한 곳으로 보내는 실수를 저질러 또 한 번 잉글랜드를 맥빠지게 했다.
 월드컵에 9경기째 나선 그는 결국 이날도 본선 무득점 기록을 깨지 못했고, 잉글랜드는 1-2로 져 ‘죽음의 조’ 첫 경기에서 패배를 떠안았다.
 루니는 A매치 92경기에서 39골, 소속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는 442경기에서 216골을 기록 중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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