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의 아픔 보듬을때 개인의 품격 형성”

▲ 16일 CK아트홀에서 열린 제4기 비즈니스컬처스쿨 제6강에서 김홍신 작가가 ‘인생에도 사용설명서가 있다’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김경우기자

경상일보사가 마련하는 명품특강 제4기 비즈니스컬처스쿨 6번째 강연이 16일 오후 7시 CK아트홀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서는 김홍신 작가가 ‘인생사용 설명서’를 주제로 특강을 했다. 2시간 동안 진행된 김 작가의 강연은 개인의 인생에 대한 지침을 넘어, 한 사회에 속한 구성원으로서 우리가 어떻게 해야 건강하고 행복하며 소신있는 삶을 꾸려갈 수 있는지 편안하게 풀어냈다.

김 작가는 ‘퍼스트 펭귄’(First Penguin) 이야기부터 시작했다. 집단생활을 하는 펭귄은 식사를 하기 위해 바다 속으로 들어가야만 한다. 하지만 수만마리 펭귄은 언덕 위에서 바다를 바라 볼 뿐이다. 그들의 천적 바다표범이나 범고래가 그 속에 있기 때문이다. 이 때 가장 먼저 바다로 뛰어드는 첫번째 펭귄이 있다. 영어권에서는 이를 가리켜 ‘선험자’ ‘혁명가’ ‘지도자’로 부른다. 그러나 그건 사실이 아니다. 힘이 약한 펭귄이 힘이 센 펭귄에게 떠밀렸을 뿐이다. 인간의 눈이 그같은 약육강식 과정을 제대로 관찰하지 못했을 뿐이다.

그는 지난 4월에 일어난 세월호 참사도 언급했다. 그 즈음 한 목사를 만났는데 “배 속에 갇힌 아이들이 마지막 사력을 다하면서 과연 누구를 찾았겠나. 하나님도, 부처도 아니다. 그저 엄마를 찾았을 뿐이었다고 말하더라”고 했다.

김 작가는 “‘사람답다’고 하는 것은 가난하고, 배고프고, 허약한 사람을 끌어안고 가는 것이다. 그 것이 바로 존재 자체로 존엄성을 인정받는 이유다. 세월호 참사는 약육강식 짐승의 세계와 다를 바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특강을 듣는 객석의 한 분 한 분이 모두 지역사회 최고의 리더들이라고 들었다. 그럴수록 주변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고, 늘 공유하려 노력하는 것이 개인의 품격을 형성하는데 가장 중요한 덕목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침팬지 이야기도 들려줬다. 미국의 한 연구기관에서 침팬지에게 수년에 걸쳐 140개의 일상용어를 가르쳤다. 4년만에 침팬지가 내뱉은 첫번째 말은 무엇이었을까. 바로 ‘Let me out!(밖으로 내보내 줘)’이다. 김 작가는 “살아있는 모든 것은 자유롭지 않을 때 문제가 생긴다. 자유는 스스로 만드는 것. 삶을 자유롭게 영위하며 명품으로 치장하지 말고, 스스로 명품이 돼야한다”고 말했다.

김 작가는 또 “기적은 극소수에게만,아주 남다르게 일어나는 것이라고 착각하는데, 사실은 지금 이 순간이 기적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자신이 원하는 게 하나라도 이뤄진다면, 그게 곧 자신의 기적”이라며 당당하고 신나게 인생을 살라고 했다.

김홍신 작가는 1976년 소설가로 데뷔했고, 건국대 언론홍보대학원 겸임교수, 국회의원(16대)를 역임했다. 현재 평화재단 이사, 중앙선관위 민주시민정치아카데미 원장으로 활동 중이며, 저서로는 장편소설집 <인간시장> <청춘공화국>, 수필집 <인생사용설명서> 등이 있다. 홍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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