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의 아픔 보듬을때 개인의 품격 형성”
경상일보사가 마련하는 명품특강 제4기 비즈니스컬처스쿨 6번째 강연이 16일 오후 7시 CK아트홀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서는 김홍신 작가가 ‘인생사용 설명서’를 주제로 특강을 했다. 2시간 동안 진행된 김 작가의 강연은 개인의 인생에 대한 지침을 넘어, 한 사회에 속한 구성원으로서 우리가 어떻게 해야 건강하고 행복하며 소신있는 삶을 꾸려갈 수 있는지 편안하게 풀어냈다.
김 작가는 ‘퍼스트 펭귄’(First Penguin) 이야기부터 시작했다. 집단생활을 하는 펭귄은 식사를 하기 위해 바다 속으로 들어가야만 한다. 하지만 수만마리 펭귄은 언덕 위에서 바다를 바라 볼 뿐이다. 그들의 천적 바다표범이나 범고래가 그 속에 있기 때문이다. 이 때 가장 먼저 바다로 뛰어드는 첫번째 펭귄이 있다. 영어권에서는 이를 가리켜 ‘선험자’ ‘혁명가’ ‘지도자’로 부른다. 그러나 그건 사실이 아니다. 힘이 약한 펭귄이 힘이 센 펭귄에게 떠밀렸을 뿐이다. 인간의 눈이 그같은 약육강식 과정을 제대로 관찰하지 못했을 뿐이다.
그는 지난 4월에 일어난 세월호 참사도 언급했다. 그 즈음 한 목사를 만났는데 “배 속에 갇힌 아이들이 마지막 사력을 다하면서 과연 누구를 찾았겠나. 하나님도, 부처도 아니다. 그저 엄마를 찾았을 뿐이었다고 말하더라”고 했다.
김 작가는 “‘사람답다’고 하는 것은 가난하고, 배고프고, 허약한 사람을 끌어안고 가는 것이다. 그 것이 바로 존재 자체로 존엄성을 인정받는 이유다. 세월호 참사는 약육강식 짐승의 세계와 다를 바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특강을 듣는 객석의 한 분 한 분이 모두 지역사회 최고의 리더들이라고 들었다. 그럴수록 주변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고, 늘 공유하려 노력하는 것이 개인의 품격을 형성하는데 가장 중요한 덕목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침팬지 이야기도 들려줬다. 미국의 한 연구기관에서 침팬지에게 수년에 걸쳐 140개의 일상용어를 가르쳤다. 4년만에 침팬지가 내뱉은 첫번째 말은 무엇이었을까. 바로 ‘Let me out!(밖으로 내보내 줘)’이다. 김 작가는 “살아있는 모든 것은 자유롭지 않을 때 문제가 생긴다. 자유는 스스로 만드는 것. 삶을 자유롭게 영위하며 명품으로 치장하지 말고, 스스로 명품이 돼야한다”고 말했다.
김 작가는 또 “기적은 극소수에게만,아주 남다르게 일어나는 것이라고 착각하는데, 사실은 지금 이 순간이 기적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자신이 원하는 게 하나라도 이뤄진다면, 그게 곧 자신의 기적”이라며 당당하고 신나게 인생을 살라고 했다.
김홍신 작가는 1976년 소설가로 데뷔했고, 건국대 언론홍보대학원 겸임교수, 국회의원(16대)를 역임했다. 현재 평화재단 이사, 중앙선관위 민주시민정치아카데미 원장으로 활동 중이며, 저서로는 장편소설집 <인간시장> <청춘공화국>, 수필집 <인생사용설명서> 등이 있다. 홍영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