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지혜 울산 북구청소년상담복지센터 상담원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 라는 속담이 있다. 성공을 하기 위해서는 실패 경험이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자전거를 배울 때에도 처음부터 완벽하게 타는 아이는 없다. 몇 번의 넘어지는 경험 뒤에 또는 그 경험을 통해서 균형감각을 익혀 자전거를 성공적으로 타게 되는 것이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상담을 실시하다 보면 부모 상담이 병행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많은 부모들을 만나면서 요즘 부모들은 자녀들의 실패 경험을 매우 기피하는 경향이 뚜렷하구나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내 자녀 만큼은 좀 더 편안하게, 좀 더 완벽하게 성장하기를 바라는 부모의 마음은 당연하다. 하지만 실패를 경험하지 않고, 자란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친구관계에 있어서도 갈등없이 우정이 깊어질 수는 없다. 갈등을 겪고, 해결하는 과정에서 관계의 기술을 배울 수 있다. 친구들과의 관계를 통해 사회생활을 하는데 있어 매우 중요한 인간관계의 노하우를 터득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내 아이가 실패를 겪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내 아이가 실패를 경험하고서도 잘 극복할 수 있는지에 대해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부모들의 인식 전환이 필요한 대목이다. 실패를 경험하지 않고 자란 아이들은 하나의 실패에 대해 크게 좌절하게 되고, 극복하는 과정이 매우 힘겨울 수 있다. 한 번도 좌절을 겪지 않은 아이는 아주 작은 좌절에도 무너질 수 있는 우려가 있다. 실패에 대한 부담감이나 불안감을 툭툭 털고 일어나 다시 달려 나갈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워주고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힘을 실어줘야 한다.

어린시절 아이들은 성장기일때 아프기 전에 예방주사를 맞는다. 예방주사는 병에 걸리지 않을 정도로 약하게 만든 병원체(질병을 일으키는 미생물)를 몸에 주사해서 백혈구가 미리 대비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렇듯 부모는 어렸을 때부터 아이가 감당할 수 있는 좌절을 경험시키고, 그 좌절에서 아이가 극복할 수 있는 경험을 하도록 교육한다면 이후 아이앞에 놓인 좌절을 스스로 잘 극복할 수 있을 거라고 본다. 이때 부모의 역할은 아이의 뒤에서 든든하게 지켜봐주는 것이다. 그래서 아이가 스스로 많은 시도를 해보도록 하지만 언제든 부모님께 도움을 요청한다면 아이가 요청하는 도움에 적절히 반응해주는 것이다.

우리들의 아이가 완벽하지만 유리같은 아이가 아니라 울퉁불퉁하지만 튼튼한 아이로 자랄 수 있길 바란다면 실패의 경험은 인생에 있어서 밑거름이 될 것이다.

김지혜 울산 북구청소년상담복지센터 상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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