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4팀 조별리그 탈락…아프리카도 몰락
유럽-아메리카 2파전, 결승 남미-유럽 가능성

▲ 1일(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 코린치앙스 경기장의 월드컵 아르헨티나와의 16강전 연장 후반,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오른쪽)가 결승골을 터뜨린 앙헬 디마리아를 껴앉으며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4 브라질 월드컵 16강전이 모두 마무리된 가운데 아시아와 아프리카 팀들은 모두 탈락의 비운을 맛봤고, 유럽(독일·프랑스·벨기에·네덜란드)-남미(브라질·아르헨티나·콜롬비아)-북중미(코스타리카)가 8강에 합류하며 우승을 향한 치열한 경쟁 구도를 펼치게 됐다.

사실상 이변이 없는 결과였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는 가나가 아프리카 팀으로는 유일하게 8강까지 올라 이변을 연출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그런 볼거리도 없이 말 그대로 ‘올라갈 팀’만 8강 고지에 합류했다.

◇조별리그 1위 팀 전원 ‘8강 잔치’

브라질 월드컵에서 8강에 오른 8개 팀은 모두 조별리그에서 각 조 1위를 차지한 팀이라는 게 눈길을 끈다.

16강전은 A조-B조, C조-D조, E조-F조, G조-H조로 나뉘어 각 조 1, 2위가 크로스 토너먼트를 펼쳐 8강 진출팀을 가렸다.

A조 1위가 B조 2위랑 붙고, B조 1위가 A조 2위랑 맞붙는 방식이다.

결국, 뚜껑을 열어본 결과 각 조에서 1위를 차지한 팀들이 모두 승리를 따내며 나란히 8강에 진출했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도 비슷한 결과였지만 당시 D조 2위였던 가나가 C조 1위였던 미국을 물리치고 8강에 오른 게 ‘최대 이변’이었다.

이와 함께 이번 월드컵에 나선 아시아 4개 팀(한국·호주·이란·일본)은 모두 각 조 꼴찌를 면치 못해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2010년 남아공 대회에서는 한국과 일본이 나란히 16강에 오른 것과 비교하면 ‘아시아의 몰락’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다.

아프리카 역시 ‘몰락 수준’에 가깝다. 그나마 나이지리아와 알제리가 조별리그 2위로 16강에 진출했지만 유럽의 벽을 넘지 못하면서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유럽-아메리카 ‘건재 과시’

8강에 진출한 팀은 유럽 4개 팀(독일·프랑스·벨기에·네덜란드), 남미 3개 팀(브라질·아르헨티나·콜롬비아), 북중미 1개 팀(코스타리카)이다. 대륙별로 따지면 유럽-아메리카 2파전으로 압축된다.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몰락 탓이다.

2010년 남아공 대회와 비교하면 북중미를 대표해 코스타리카가 유일하게 8강에 진출한 게 눈에 띈다.

2010년 남아공 대회에서는 북중미팀 가운데 멕시코만 조별리그를 통과했지만 8강 진출에는 실패한 바 있다.

1990년 이탈리아 대회를 통해 처음 월드컵 무대에 데뷔한 코스타리카는 2002년 한·일 월드컵과 2006년 독일 월드컵에 2회 연속 출전했지만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대륙 예선조차 통과하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코스타리카는 통산 네 번째로 나선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8강까지 진출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코스타리카는 그리스와의 16강전에서 1명이 퇴장당한 가운데 연장전까지 치르는 혈투 속에 골키퍼 케일러 나바스(레반테)의 환상적인 선방 쇼를 앞세워 값진 승리를 따내고 8강에 올라 자국 축구 역사를 새로 썼다.

◇유럽-남미 대륙별

릴레이 우승설 ‘이번에는?’

역대 월드컵 우승팀을 보면 재미있는 법칙이 나온다.

1962년 칠레 월드컵에서 브라질이 우승한 이후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이탈리아가 우승할 때까지 총 12개 대회에서 남미와 유럽이 번갈아 정상에 올랐다.

같은 기간에 남미 팀(브라질 4회·아르헨티나 2회)과 유럽 팀(독일 2회·이탈리아 2회·프랑스 1회·잉글랜드 1회)이 똑같이 6번씩 우승 트로피를 주고받았다.

이런 재미있는 법칙이 깨진 것은 2010년 남아공 대회에서 스페인이 우승하면서다.

기존 관례(?)을 따르면 남미 팀이 우승할 차례였지만 유럽이 2회 연속 우승 트로피를 가져가면서 법칙이 깨진 상태다.

8강 대진을 보면 브라질-콜롬비아 승자와 프랑스-독일 승자가 4강에서 맞붙고, 반대쪽에서는 네덜란드-코스타리카 승자와 아르헨티나-벨기에 승자가 4강에서 대결한다. 대진만 따지면 결승에서 남미-유럽 팀이 경쟁할 가능성도 적지 않아 남미 팀으로서는 ‘축구 자존심’을 되살리겠다는 의지가 클 수밖에 없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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