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남녀 프로골프대회가 11일 밤(이하 한국시간)미국내 주요도시에서 발생한 최악의 동시다발 테러의 여파로 향후 일정에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미국 정부는 14일 오전 삼엄한 보안 경계 속에 국내 민용항공기 운항을 전면 재개했으나 수시간만에 뉴욕의 3개 주요 공항에 대해 다시 항공기 이"착륙 금지 명령을 내리는 등 갈팡질팡하는 상태다.

 또 대부분 주요 항공사들이 항공기 운항이 정상화될 때까지는 며칠이 더 걸릴것이라는 입장인데다 다음주 이후로도 조금만 이상한 기미가 포착되면 모든 항공편이 중단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결국 대회 때마다 원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골프 선수들로서는 앞으로 자동차나열차 등 육로에 의지해야 하는데 드넓은 미국땅을 자동차로 오가며 매주 대회에 참가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할 수 밖에 없다.

 이에 따라 선수들은 자신이 머무르는 곳과 가까운 장소에서 열리는 대회를 골라참가할 것으로 보여 시즌을 두달 정도 남긴 PGA와 LPGA 대회는 운영에 차질을 빚을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세이프웨이클래식대회 강행을 결정했던 LPGA도 PGA에 이어 대회 취소를 결정하는 등 일단 이번 주말은 유례를 찾기 힘든 「골프 없는 날」이 됐고 전운마저 감도는상황에서 다음 주말 역시 대회 개최를 장담하기 힘들다.

 선수들의 심리 상태 역시 대회 개최에 악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민간 항공기가 납치돼 출근길의 대도시를 덮쳤다는 사실은 이들에게 경악과 함께 상당한 두려움을 안겨줘 평소 「비행 공포증」이 있었던 선수들은 물론 그렇지 않은 선수들까지도 항공기 이용을 꺼릴 것으로 예상된다.

 또 항상 가족들과 멀리 떨어져 있어야 하는 이들이 당분간은 가족의 안위를 걱정하느라 경기에 집중할 수 없게 된 것 또한 악재다.

 세이프웨이클래식대회에 참가하려던 박세리는 이날 대회 취소 직전 뉴욕 맨해튼에 살고 있는 언니를 걱정, 경기를 포기한 뒤 당분간 투어가 정상적으로 운영되기힘들 것으로 보고 보고 캘리포니아주로 떠났다.

 지난 12일에는 아메리칸익스프레스챔피언십에 참가하려던 필 미켈슨이 탑승 중이던 비행기가 오스틴에 비상 착륙하자 곧바로 승용차에 몸을 싣고 아내와 딸이 있는 애리조나 스코츠데일로 달려가는 등 현재 선수들의 마음은 골프보다 가족과 지인들을 안전을 걱정하는 데 쏠려있는 상태다.

 이러한 여러 정황을 볼 때 웬만한 재난에도 끄떡없이 열려왔던 미국 남녀골프대회가 여객기를 폭발물로 이용한 테러사태의 여파로 파행 운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박세리는 4주 연속 대회를 쉬게 되는 등 컨디션 조절에 차질이 빚어질 우려가 있는데다 첫 우승의 상승세를 타려던 박희정(21. 채널V코리아), 그리고지난주 대회를 빠지고 이번 주말 대회에 초점을 맞춰온 김미현(24. KTF) 등도 맥이풀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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