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동욱 남구청장 핵심공약…1800억 달하는 민자 조달 어려워

‘쇼핑몰형’으로 전환 땐 지방비 부담 더 늘어날듯 부지선정 문제도 난항

▲ 호텔형 고래등대의 가상도.
서동욱 울산 남구청장의 핵심공약인 세계 최고 높이의 고래등대에 적게는 수백억에서 많게는 수천억원의 사업비가 소요될 것으로 추정돼 현실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남구청은 16일 구청 3층 회의실에서 구청장 공약사항 중간보고회를 열고 서 청장의 주요 공약사항에 대해 실과별로 정책 추진방향과 실행방안, 추진일정 등 계획안을 논의했다.

서 청장의 공약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150m 고래등대 건립, 국제안전도시 공인 남구건설 등 16개 분야 22개 사업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핵심 공약사항으로 꼽히는 고래등대는 높이 150m로 건립, 등대 내부에 호텔 등 숙박시설을 유치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그러나 사전검토를 거쳐 이날 보고회에서 제시된 고래등대의 경우 사업비가 2000억원 가량으로 추산됐다. 호텔형 등대는 지상 40층, 연면적 7만㎡, 객실 600실 규모로 민자예산만 1800억원이 추정되고 있다.

적지 않은 사업 규모에도 지나치게 민자에 의존, 민자유치가 어려워 현실적으로 건립이 어렵다는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보고회에서는 또 호텔형 등대에 이어 2안인 쇼핑몰형 고래등대도 언급됐다. 쇼핑몰형 등대는 등대 내부에 호텔 대신 쇼핑몰을 들어서게 하는 것으로, 지상 10층에 연면적 3만5000㎡ 규모다. 호텔형 보다는 규모가 적지만 여기에도 825억원의 사업비가 들 것으로 예상됐다.

825억원의 사업비 중에서는 구비 부담이 665억원으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했다. 남구청의 올 한해 예산이 3000억원대임을 감안하면, 재원조달에 어려움이 따를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고래등대는 사업비 뿐만아니라 부지선정에도 과제를 안고 있다. 현재로서는 현대미포조선의 장생포 공장부지가 검토되고 있지만 부지 매입을 위해 항만청과 미포조선 등과의 협의과정이 남아있다.

남구청 관계자는 “중간보고회이기 때문에 공약이 최종 확정이 될 때까지 2~3달의 시일이 걸릴 전망”이라면서 “예산은 실과에서 추정하는 것으로 정확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중간보고회에서는 국제안전도시 공인, 노인성치매 조기진단과 통합관리시스템 구축, 청소년을 위한 해피문화센터 건립, 남구 해피데이개최 등이 논의됐다.

국제안전도시는 세계보건기구인 WHO가 공인하는 도시로 지역사회가 사고로부터 안전한 것이 아니라, 사고와 손상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도시를 뜻한다. 또 노인성치매 조기진단은 남구지역 노인인구에 대한 치매 선별검사를 실시해주는 프로그램이다.

김은정기자 new@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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