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순원은 20세기 우리 문단에서 순수와 서정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교과서에 실린 소설 소나기에 대한 가슴저린 감동과 그리움이 남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그의 문학적 성과중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 그는 많은 사람들의 기억속에 선명하게 남아있는 우리 문단의 몇 안되는 문인이다. 카인의 후예, 인간접목, 나무들 비탈에 서다, 일월, 잃어버린 사람들 등 헤아릴수 없이 많은 작품들을 남겼지만 그 중 어느 작품도 문학성이 뒤떨어 진 작품은 없었다는 것이 평론가들의 한결 같은 평가다. ▲그리고 그의 삶 또한 그의 문학 못지 않게 고결하고 순수했다. 그래서 지난해 그가 타계했을때 우리는 그동안 잊고 있었던 문학의 길이 어떤 것인가를 새삼 깨우치게 되었고 혼돈의 시대 원칙과 소신을 지키며 살아온 그의 타계를 모두가 안타까워 했던 것이다. 물욕과 명예욕, 위선과 거짓으로 가득찬 요즘 세상과는 너무나 다른 인생을 살아 왔기에 이 시대의 별이 된 황순원, 오직 순수 문학 이외의 어떤 것에도 눈길을 주지 않았던 그는 우리 시대의 귀감으로 오래 기억 될 것이다. ▲오늘은 황순원 타계 1주년이 되는 날이다. 이에 맞춰 중앙일보에서는 황순원 문학상을 제정하고 이번에 제1회 황순원 문학상 수상작을 발표했다. 박완서의 단편 "그리움을 위하여"가 심사위원들의 만장일치로 당선작으로 결정되어 이야기를 잃어버린 우리시대에 새로운 그리움을 불러 일으키는 샘물이 될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심사위원들은 또한 이 작품에서 이야기를 잃어가는 각박한 현대인들의 이야기를 여성의 경험과 욕망을 여성의 언어로 풀어낸 작품이라고도 했다. ▲1970년 여성동아에 장편소설 "나목"이 당선되어 작가생활을 시작한 박완서, 그때 그의 나이 마흔으로 늦게 등단했지만 우리사회의 이야기꾼으로 시대상을 그려왔다. 그래서 그의 문학적 관심은 당대의 삶의 반경에서 한치도 이탈하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우리는 그동안 잊고 살아온 순수를 황순원을 통해 다시 기억하고 이번에 제1회 황순원문학상을 수상한 박완서, 아직도 우리시대 이야기가 살아있어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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