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말 남구 신정동 마트서 현금영수증 발급 확인

마트 CCTV 저장기간 지나 삭제, 신원 확인 애로

울산경찰 공조 수사 펜션 등 은신처 대대적 수색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청해진해운 회장)의 장남 대균씨 도피조력자이자 ‘신엄마’로 불리는 신명희씨의 딸로 알려진 박수경(여·34)씨의 지난 4월말 행적이 울산지역에서 포착돼 경찰이 대대적인 수색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박씨의 행적이 발견된지 이미 2개월이 지난데다 CCTV도 저장시한(한달)이 지나 촬영분이 삭제되면서 단서를 찾지못해 허탕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경찰 안팎의 시각이다.

20일 울산지방경찰청에 따르면 박씨의 행적을 추적중이던 서울경찰청은 지난 4월29일 울산 남구 신정동의 한 마트에서 물품을 구입한 손님이 박씨 명의로 현금영수증을 발급받은 사실을 확인하고 형사 20명을 울산에 급파해 울산경찰청과 공조수사를 벌이고 있다.

당시 상점을 찾은 손님은 담배와 생수 등 1만2000원 상당의 물품을 산 뒤 박씨 휴대전화 번호로 현금영수증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박씨는 ‘신엄마’로 불리는 신명희(여·64·구속 기소)씨의 딸로 태권도 선수 출신이다. 검찰은 대균씨와 동행하며 도피를 돕는 것으로 알려진 박씨를 지난 15일 공개수배한 상태다.

공조수사에 투입된 울산경찰 인력은 일반형사와 정보형사 등 모두 350여명으로 지난 18일과 19일 박씨와 대균씨 등이 은신할 만한 펜션을 비롯해 고급 단독주택과 아파트 등을 수색하고 있다.

20일에는 울산경찰청 자체적으로 검거전담팀을 꾸려 박씨와 대균씨의 행적을 추적하고 있다. 그러나 경찰은 현금영수증을 발급받은 마트 손님이 박씨가 맞는지는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경찰이 마트 CCTV를 분석했지만, 저장기간인 한달이 지나 데이터가 자동 삭제, 박수경씨 여부 판단이 어려운 상태다. 게다가 마트 직원들도 약 3개월 전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등 박씨의 흔적을 확인할 만한 단서는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구원파 신도가 경찰의 추적을 교란하기 위해 박씨의 명의로 영수증을 발급받았을 가능성’과 ‘제3자가 전화번호를 전달·입력하는 과정에서 착오가 있었을 가능성’ 모두를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마트를 기점으로 박수경의 예상 이동 동선의 주변 CCTV를 분석해 박씨와 대균씨가 울산으로 왔는지 파악하고 있다”며 “또 조그만 가능성도 소홀히 하지 않고 이들이 은신할 만한 숙박업소와 도주로인 항구 등 지역 전체를 수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창환기자 cchoi@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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