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벤션센터·복합환승센터 건립 등
KTX역세권 개발 더이상 미뤄선 안돼

▲ 허령 울산광역시의회 부의장

최근 울산시민의 최대관심사 중 하나를 꼽으라면 단연 국립산업기술박물관 건립후보지 선정이라 생각한다. 동구와 울주군에서 선정한 후보지가 1차로 탈락하고 3개 후보지가 경합을 벌이다가 지난 7월19일 남구에 위치한 대공원 동편 시립박물관 인근(구 유류창) 부지로 최종 결정됐다.

이유야 어찌되었건 후보지에서 제외된 기초 자치단체와 구·군민의 유치 기대가 무너졌으니 이에 따른 허탈감과 불만이 클 것은 당연하고 충분히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그만큼 국립산업기술박물관 건립부지유치 경쟁이 뜨거웠고 중요한 사업이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당분간 이에 따른 후유증도 꽤 오래갈 것 같다.

필자는 지난 2012년 5대 울산광역시의회 의정 활동을 하면서 국립산업기술박물관이 울산에 반드시 유치되어야 한다는 울산광역시의회 결의문을 24명 전 의원의 서명을 받아 대표발의 한 바 있다.

결의문은 청와대를 비롯해 국회, 기획재정부 등 정부관련부처에 전달되었다. 또한 120만 시민의 기술박물관 울산유치 당위성에 대한 공감대형성을 위해 지역 언론사에 기고하는 등 기술박물관 울산유치에 남다른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온 터라 금번 건립후보지 선정 결과에 대해 시민의 대의기관인 의회 의원이기에 앞서 한 사람의 울주군민으로서 섭섭함과 당혹감을 감출 수 없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그러나 이미 최종 선정된 후보지를 두고 최적지냐, 잘된 선택이었나를 따지거나 이를 부정할 의사도 없고, 그럴만한 능력도 되지 못한다. 전문적인 식견과 심의기준에 따라 심사위원들께서 엄격하게 조사하고 심도있게 논의해 도출된 최선의 선택이라고 믿고 싶기 때문이기도 하다.

박물관입지선정기준인 경제성, 공정성, 투명성 그리고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접근성이 충분히 심의되고 시민의 공감대 형성을 위한 공청회 또는 토론회 등이 입지선정일정촉박 등의 사유로 일부 생략 또는 다소 미비점이 있었더라도 이제 다 덮어두자.

그렇다면 울산의 관문이요 교통의 요충지인 KTX 울산역세권은 잡초우거진 황량한 벌판으로 계속 이대로 두어도 되는가? 하루 약 1만5000명이 찾아오고 또 떠나가는 울산의 큰 대문이다. 이곳은 경부고속도로 국도24호, 35호선 그리고 개통예정인 울산~함양 고속도로 등과 연결, 양산, 부산, 밀양, 청도, 경주 등과 바로 연결되는 도로망도 갖추고 있다. 어디 이 뿐인가 1000m가 넘는 여섯 고봉이 우뚝 솟아있는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영남알프스가 있고, 세계적인 문화유산으로 등재를 앞둔 국보285호인 반구대암각화, 그리고 천전리각석 등 선사문화유적지가 즐비한 곳이다. 언양읍성, 전통재래시장, 천년고찰 등 어느것 하나 관광자원이 아닌 것이 없는 울산의 신성장동력의 메카라 자부하는 곳이라 믿고 있다.

이런 곳의 중심에 위치한 KTX울산역세권, 과연 이대로 버려둘 것인가? 참다참다 더 이상은 못참겠다는 성난 민심을 제 때에 헤아리지 못하면 예상치 못한 사태가 발생될 수도 있음을 미리 예상해야될 것이라 생각한다.

국내·외적으로 장기적인 경기 침체에 있는 우리의 경제 현실을 직시한다면 KTX역세권 개발을 민자유치, 민간개발에만 의존한다는 것은 개발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고 본다.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한계에 왔음을 모르는 이 없을 것이다. 지금이라도 당초에 계획되었던 전시컨벤션센터 또는 복합환승센터건립 등 공공개발을 원점에서 시작해야 한다. 향토출신 대기업의 적극적인 참여를 반드시 성사시키는 노력이 있어야한다. 그래야만 역세권 개발에 불을 지필 수 있을 것이다.

GRDP 5만달러 선진문화도시 울산. 인구 200만 창조도시 울산으로 가는 초석을 다지기 위해서라도 울산의 관문, 큰 대문인 KTX역세권 개발사업을 더 이상 미루어서는 안된다. 국립산업기술박물관 입지선정에 가졌던 관심을 이제 KTX역세권 개발사업으로 옮겨 행정이 앞장서고 울산시민이 중지를 모아 울산의 랜드마크로 우뚝 설 수 있도록 조화롭게 개발해야할 때라 생각한다.

허령 울산광역시의회 부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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