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다 앞서 2분기 실적 발표기간에 돌입한 미국 기업들이 줄줄이 ‘깜짝 실적’을 내놓고 있다.
 비록 국내 기업들 실적에 대한 기대감은 낮지만, 미국 기업의 실적 호조가 외국인 투자심리 개선으로 이어지며 한국 증시도 덩달아 수혜를 보고 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뉴욕증시의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를 구성하는 상장사 500개 중 전날까지 모두 92개사가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한 회사는 모두 71개사로, 실적 발표한 기업의 77.2%에 달했다. 이 가운데 시장 기대치를 10% 이상 웃도는 실적을 낸 회사도 18곳으로 20%에 가깝다.
 첫 단추부터 잘 끼웠다. 통상 미국 실적 발표의 출발선을 끊는 알루미늄 제조업체 알코아의 올해 2분기 주당순이익(EPS)은 0.180달러로 예상치(0.124달러)를 약 45% 웃돌았다.
 담배 제조업체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의 2분기 EPS도 1.410달러로 시장의 예상치보다 13% 높았다. 인텔(0.550달러·5%)과 존슨앤존슨(1.660달러·7%)도 시장의 기대를 넘어서는 실적을 발표했다.
 특히 지난주 발표된 대형 금융회사들의 2분기 실적이 양호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의 2분기 EPS는 시장 예상치를 41% 웃도는 0.410달러, 골드만삭스는 기대치를 33% 상회하는 4.10달러였다.
 그밖에 JP모건체이스(1.590달러·22%), 씨티그룹(1.240달러·18%), BNY멜론(0.620달러·10%), 블랙록(4.890달러·10%) 등도 시장의 기대를 넘어서는 2분기 실적을 냈다.
 깜짝 실적 행진은 말레이시아 항공기 격추 사건이라는 대형 지정학적 리스크를 압도했다.
 여객기 격추 사건이 발생한 지난 17일 S&P 500지수는 전날보다 1.18% 떨어진 1,958.12로 장을 마쳤지만, 다음 날 바로 1.03% 오른 1,978.22로 거래를 끝냈다.
 지난주 금융업 실적 발표가 주된 이벤트였다면 이번 주에는 전자·기술(IT)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집중돼 있다.
 삼성전자의 경쟁사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가 22일(이하 현지시간) 실적을 발표하고, 23일에는 페이스북이 실적을 내놓는다.
 그밖에 코카콜라·맥도날드(22일), 보잉·월풀·AT&T(23일), 스타벅스·아마존 닷컴·포드·제너럴모터스(24일) 등의 실적 발표도 이번 주로 예정됐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실적 호조가 국내 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것으로 봤다.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실적호조 효과는 글로벌 증시에서 위험자산 선호심리를 뒷받침하며 국내 주식시장의 외국인 수급 구조도 개선시킨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유가증권시장에서 이달 둘째 주(7∼11일) 주춤했던 외국인 매수세는 미국의 2분기 실적발표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주부터 다시 강해졌다.
 외국인은 지난 15일부터 전날까지 5거래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이어갔다. 이 기간의 총 순매수 규모는 9천200억원, 하루평균 순매수 규모는 1천800억원 이상이다.
 박 연구원은 “한국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 대응과 원화 강세 완화에 더해 미국 어닝 시즌의 긍정적 효과까지 더해졌다”며 “지난주까지 10주째 지속했던 외국인의 순매수 기조가 앞으로도 이어지며 코스피 상승 추세를 지지할 것”으로 낙관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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