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야댐 생태습지 무료개방

17만3천여㎡에 연·노랑어리연·갈대·부들 서식
생태해설사와 함께 때묻지 않은 산책로 걸으며
통천감시초소~생태습지 왕복 4.6㎞ 구간 탐방
부채·연잎차 제공…연잎따기 등 체험 행사도

시, 내달 22일까지 무료 개방…14일까지 사전예약
인근에 연안 차씨 서원·학성이씨 근재공 고택도 있어

지난 2012년 이후 올해로 3년째 개방하고 있는 울산시 울주군 회야댐 상류 생태습지가 생태학습 및 관광지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특히 이 곳 회야댐 상류의 생태습지는 경북 안동의 하회마을, 경북 예천의 회룡포, 강원도 영월의 한반도지형 등과 같은 전형적인 물돌이 지형을 하고 있어 탐방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 회야댐 생태탐방지는 아름다운 연꽃 뿐만 아니라 수생식물이 어떻게 물을 정화하고 수질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등에 대해 알려주어 학생들을 위한 생태학습장으로도 매우 유용한 곳이다.

회야댐 상류 생태습지는 지난 2003년부터 2009년까지 3차에 걸쳐 조성됐다. 이 곳에는 갈대와 부들, 연, 노랑어리연 등이 심어져 있는데, 총 면적이 17만3000여㎡에 이른다.

이 습지는 줄기와 잎이 물의 흐름을 느리게 해 부유물질이 댐으로 들어가기 전에 침전되도록 하며, 뿌리 그 자체로도 오염물질을 영양분으로 흡수해 물을 맑게 해 준다. 또 뿌리에 서식하는 미생물들은 오염물질을 분해하면서 수질을 정화하게 된다.

회야강 물이 이 습지에 머무는 시간은 최장 48시간 정도인데, 넓직한 연잎이 강한 여름 햇볕을 차단해 녹조현상을 예방하는 효과도 올리고 있다.

댐을 관리하는 상수도사업본부에 따르면 회야댐 생태습지는 BOD(생물학적산소요구량)를 최대 59.1%, COD(화학적산소요구량)를 18.6%, 총질소(T-N)를 18.6%, 총인(T-P)을 66.7%까지 제거하는 놀라운 수질정화 효과를 거두고 있다. 

▲ 연꽃단지 앞에는 대형 천막으로 쉼터를 마련해 연잎차 등을 제공한다.

지난 21일 현장을 방문한 결과 생태습지의 연꽃단지는 아직 꽃을 많이 피워올리지는 않았지만 광활한 면적에 펼쳐져 있는 연꽃단지 그 자체로도 멋진 풍광을 자아내고 있었다.

이 곳에서 생태 해설사를 맡고 있는 김상희씨는 “회야댐 생태습지는 들판에 있는 경주 안압지 등에 비해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일조량이 상대적으로 적고, 물이 차가와 8월 초순께나 돼야 연꽃이 만개 상태에 이른다”며 “아직 연꽃이 만개하지는 않았지만 산책로가 아름답고 풍광이 빼어나 많은 사람들이 개방 첫날부터 찾고 있다”고 말했다. 

▲ 연안 차씨들이 세운 자암서원.

생태습지의 탐방기간은 지난 21일부터 오는 8월22일까지로, 이 일대가 상수원보호구역임을 감안해 오전 9시부터 11시까지,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하루 2차례만 탐방안내를 실시하고 있다. 또 한번에 50명까지로만 인원을 제한하고 있다.

초등학교 4학년 이상 학생과 일반 시민 등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는데, 신청은 상수도사업본부 누리집(홈페이지)(water.ulsan.go.kr) 탐방코너 또는 전화(229·6430~4)로 오는 8월14일까지 사전에 예약해야 한다. 참가비는 무료이며, 탐방객들에게는 부채 등 약간의 기념품도 제공되고, 연꽃단지 앞에는 천막을 쳐 놓고 연잎차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연잎 따기 등 다양한 체험행사도 마련돼 있다. 

▲ 울산시 문화재자료로 지정돼 있는 학성이씨 근재공 고택.

생태탐방은 생태 해설사의 알기 쉬운 설명과 함께 통천감시초소에서 시작된다. 걸어서 생태습지까지 왕복 4.6km 구간을 이동하면서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아 수림이 우거진 독특한 자연환경과 옛 통천마을의 변모된 모습, 수질정화를 위해 조성된 생태습지 등에 대해 생태 해설사의 상세한 설명을 듣게 된다. 2시간 정도 걸린다.

지난해 생태습지에는 6000여명의 탐방객이 다녀갔다.

통천마을은 지난 1986년 회야댐이 건설되면서 일부가 물에 잠기게 돼 주민 150가구 700여명 정도가 남구 옥동과 무거동 굴화지구로 이주했다.

통천감시초소에서 생태탐방지로 가는 도중에는 고색이 창연한 서원이 나타나는데 이는 1804년(순조 4년) 연안 차씨들이 세운 자암서원이다. 1868년(고종 5년) 서원 철폐령이 내려지자 한동한 철폐됐다가 1919년 차씨 문중에 의해 다시 복원돼 통천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자녀를 위한 서당으로 이용됐다. 통천마을 주민들이 이주하고 난 지금은 별다른 활용도가 없는 실정이다. 

 

이 밖에도 웅촌에서 회야댐 생태탐방지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울산시 문화재자료 제3호로 지정돼 있는 ‘울산 학성이씨 근재공 고택’이 있어 둘러볼 만 하다.

이 고택은 임란공신 이겸익(李謙益)의 후손인 근재공 이의창(李宜昌 1725~1781)이 1765년(영조 41년) 웅촌면 대대리에서 지금의 위치로 옮겨온 것이다. 사랑채와 안채가 중문(中門)과 담으로 뚜렷이 나눠져 있으며, 사랑채 앞으로 행랑채와 행랑마당(일명 작업마당)을 둔 조선후기 부농형 상류주택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 고택은 온양읍 남창리의 3·1운동을 주도한 이재락이 살았던 곳이기도 하다.

이재명기자 jmlee@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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