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통상임금 확대·조건없는 정년연장 이어 ‘8+8’ 근무제 요구

2016년 도입 합의했지만 1년 조기시행 요구해

사측 “맨아워 조사부터”...입장차 뚜렷 해결 난항

현대자동차 노조가 밤샘근무를 폐지하는 주간연속2교대를 시행(2013년 3월)한지 1년여만에 또다시 근무시간제 변경을 회사측에 요구해 통상임금 확대와 정년연장 등에 이어 올해 노사협상의 새로운 핵심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임금협상에서 별도요구안으로 주간연속2교대제의 근무시간을 현행 ‘8시간+9시간’에서 ‘8시간+8시간’(1·2조 각각 8시간씩 근무)으로 바꿀 것을 회사에 요구해 놓고 있다.

‘8시간+8시간’ 근무제는 이 회사 노사가 지난 2012년 교섭에서 2016년 3월부터 시행하기로 합의돼 있지만 노조는 시행시기를 내년으로 1년 앞당길 것을 회사측에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3월 주간연속2교대제를 도입하면서 기존 10시간씩 근무했던 ‘10+10 주야 맞교대제’에서 주간 1조가 8시간, 2조가 9시간 근무하는 ‘8+9 근무제’로 바꿨다. 하지만 2조 근로자들이 새벽 1시30분에 퇴근해 귀가할 경우 숙면이 어렵고 가족과의 생활리듬도 맞지 않는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았다.

이 때문에 이경훈 노조위원장이 지난해 위원장 선거에서 ‘8+8근무제 조기시행’을 주요 공약중 하나로 내걸기도 했다.

노조는 현재 ‘8+8 근무제 조기시행’을 위한 설비 투자계획을 밝혀달라고 사측에 요구한 상태다.

8+9 근무제에서 8+8로 바뀔 경우 12만대의 물량감소가 예상되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선 노동강도 강화, 설비개선 등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경훈 노조위원장은 “8+8 근무제는 회사의 투자계획을 먼저 봐야 어떤 문제가 있고, 해결할 수 있는지 회사측과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회사측은 “이 문제는 각 공장별 노동강도에 대한 정확한 조사가 이뤄져야 논의가 가능하고 설비투자를 검토할 수 있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회사는 “각 공장의 시간당 인력투입을 뜻하는 맨아워(Man Hour)를 먼저 조사하고 인원이 많이 투입된 공장과 적게 투입된 공장간 인력 재배치를 실시한 뒤 생산물량 유지를 위한 설비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사측 역시 근로자들의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8+8 근무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고, 가능하다면 2015년 조기시행 의지가 있다”며 “하지만 공장별로 인력이 남거나 부족한지를 정확히 모르는 상황에서 맨아워 조사를 먼저 실시해야지 무턱대고 설비투자에 나설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노조는 회사의 인력 재배치, 맨아워 조사 요구에 반대한다. 노조 관계자는 “지난해 주간2교대 도입으로 근무시간이 1·2조 총 3시간이 줄었는데도 인력 재배치를 하지 않았는데, 1시간 단축에 이같은 요구를 하는게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한편 현대차 노사는 23일 윤갑한 대표이사와 이경훈 노조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근무형태추진위원회를 열었으나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왕수기자 wslee@ksilbo.co.kr

■현대차 근무시간 변경 과정
구분1967년 창사 이후주간2교대시행(2013년) 이후2015년 또는 2016년(예정)
1조10시간(오전 8시~오후 7시)8시간(오전 6시50분~오후 3시30분)종전대로
2조10시간(오후 9시~오전 8시)9시간(오후 3시30분~오전 1시30분)8시간(오후 3시30분~오전 00시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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