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당국이 50명 가까운 사망자를 낸 대만 국내선 민항기 비상착륙 사고와 관련해 블랙박스를 회수해 본격적인 사고 원인 조사에 들어갔다.
 대만 교통부 민용항공국과 항공안전조사위원회(ASC)는 대만 서해안 펑후(澎湖)섬 마궁(馬公)공항 인근 사고현장에서 회수한 블랙박스에 대한 정밀 판독에 착수했다고 24일 밝혔다.
 항공 당국은 항공기 잔햇더미에서 전체 2개의 블랙박스 가운데 하나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은 악천후 등 기상 상황에 따른 사고 발생 가능성과 함께 기체결함이나 조종사 과실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사고조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 펑후 섬으로 급파된 예광스(葉匡時) 대만 교통부 장관은 “태풍 직후 악천후 상황에서 비행기가 뜬 부분에 대해 문제 지적이 있지만 이 부분은 당시 기상 상황에 대한 상세한 정보 파악 뒤 책임 소재 논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은 이번 사고에 대해 깊은 유감의 뜻을 밝히고 관계기관에 사고원인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지시했다.
 대만 당국은 행정원(중앙정부) 산하에 긴급 대응센터를 설치하고, 사고 수습을 진행하고 있다.
 한편, 당국은 사고 현장에서 발견된 신원 미확인 시신에 대해서는 DNA 조사를 통해 신분을 확인할 계획이다.
 사고기가 비상착륙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활주로 주변 민가 등과 충돌한 뒤 동체에 불이 나는 바람에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훼손된 시신이 많이 발생했고 부상자들도 대부분 심한 화상을 입었다고 현지 소방당국은 설명했다.
 앞서 승객 54명과 승무원 4명 등 58명을 태운 대만 푸싱(復興)항공 소속 ATR-72형 터보프롭기(편명 GE-222)가 전날 오후 7시6분(현지시간)께 펑후섬 마궁공항 활주로 인근에서 비상 착륙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지면과 충돌하면서 불이 나 24일 오전 8시 현재 48명이 숨지고, 10명이 부상했다.
 이 과정에서 주변 민가 5채가 파손되고 주민 5명이 부상했다고 교통부는 잠정 집계했다./연합뉴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