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사례 드문데” “관광자원 연계 승산”

 

한옥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울산시 울주군이 관광명소로 활용하기 위해 약 100억원대의 사업비를 들여 대규모 한옥마을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타지역 지자체들이 앞서 추진했던 한옥마을 조성사업이 대부분 실패했다는 점을 들어 울주군의회를 중심으로 한 반대목소리가 만만찮다.

울주군은 24일 군청 상황실에서 주거기능 확충과 전통문화체험 등 관광명소 활용을 위해 ‘한옥마을조성 기본구상 및 마스터플랜수립 용역 중간보고회’를 열었다. 용역을 맡은 울산발전연구원은 한옥마을 개발방향을 신규주거형, 교육·연수·관광형으로 신규조성, 기존 자원을 활용한 교육·연수·관광형 등 3가지 유형별로 발표했다.

■ 울주군 추진 계획
사업비 최대 300억 규모
주거형·연수관광형 고려
언양읍성 등 5곳 검토

■ 회의적인 군의회
정확한 수요예측 없으면
심각한 부작용 맞을수도
관광연계성 등 따져봐야

■ 자신있는 울주군
영남알프스.암각화 등
연계할 관광자원은 충분
가족관광객 유치 가능해

◇입지 후보지 5곳 거론

한옥마을의 규모는 지구형(10~20채) 약 1만5000㎡, 단지형(30~50채) 약 5만㎡, 마을형(50~100채) 약 10만㎡ 등 3가지 안이 제안됐다. 교육·연수·관광형 조성안은 한옥형태의 숙박시설을 조성해 연수장소로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입지 후보지로는 언양읍성내, 복합웰컴센터 등 영남알프스 관광명소화사업이 추진중인 상북 등억리, 박제상유적지가 위치한 두동 만화리 등이다. 이밖에도 상북 산전리 도동산방 인근과 KTX역세권인 언양 구수리 일대도 검토되고 있다.

사업비는 지구형으로 지을 경우 부지매입비용만 최대 45억원선, 최대규모인 마을형은 최대 300억원으로 추정된다. 한옥건립 비용은 양옥의 2~3배 수준으로 150㎡ 규모의 한옥을 지구형으로 10채를 지을 경우 건축비용만 60억원으로 추정된다. 군은 올해 연말까지 용역을 진행해 개발방향과 후보지, 규모 등의 기본구상을 마련한 뒤 사업추진 방침을 결정할 계획이다.

◇타지역 대부분 실패 군의회 회의적

그러나 이날 용역에 참가한 군의원들은 막대한 사업비에 비해 사업성과 효용성이 떨어지고 전국적으로 한옥마을 성공사례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이유로 대부분 회의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울주군의회 조충제 의장은 “많은 예산이 들어가야 하는 사업이라 정확한 수요예측없이 장밋빛 전망으로만 진행된다면 심각한 부작용을 맞을 수 있다”며 “면밀한 수요분석, 관광연계성 등을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권영호 군의원은 “비용이 많이 드는 것에 비해 타 지역에서 실패한 한옥마을과 차별화하기가 어렵다. 또 전통 고택이 아닌 인위적으로 만든 한옥이라는 점도 관광상품으로 만들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의원 대부분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울주군 관계자는 “영남알프스 산악관광, 반구대암각화 등 역사문화관광자원과 연계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며 “충, 효, 예절, 공예, 한자, 전통놀이 등 다양한 역사문화프로그램까지 운영하면 가족관광객 유치에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6만5000㎡ 부지에 조성중인 서울 은평한옥마을은 1년이 지났지만 겨우 2채만 건축된채 방치되고 있다. 또 울주군의회가 사전답사한 전남 장성한옥마을도 분양률이 20%대에 머물고 있고 경기도 수원과 의정부, 충북 괴산에서는 사업 자체가 백지화됐다.

최창환기자 cchoi@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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