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으로 가자 사망자가 770명을 넘어선 가운데 미국과 유럽 국가들의 시각차가 뚜렷해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4일(현지시간) 전했다.
 미국이 ‘침묵’ 속에서도 이스라엘에 대한 광범위한 지지 여론을 형성하고 있는 반면 유럽에서는 팔레스타인을 옹호하고 이스라엘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분출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유엔인권이사회(UNHRC)는 전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긴급회의에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을 조사하는 조사위원회를 구성키로 했다.
 인권이사회는 결의안에서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으로 발생하는 광범위하고 체계적인 인권 및 자유 침해를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밝혔다.
 결의안에는 46개 회원국 가운데 이스라엘의 우방인 미국만 반대표를 던졌을 뿐, 아랍 국가와 중국, 러시아 등 29개국이 찬성했다.
 터키 총리도 유럽의 ‘공분’에 동참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는 지난 22일 팔레스타인 복장으로, 이스라엘의 행위가 “잔인하다”고 규탄했다.
 파리, 베를린, 빈, 암스테르담 등 유럽의 주요 도시에서는 연일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반(反) 이스라엘의 색채를 띤 시위도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이스라엘의 방패막이로 비판하는 풍자만화까지 소셜미디어에 오른다.
 그러나 미국 내의 ‘자제된’ 여론은 이와 극명하게 대조된다고 NYT는 전했다. 지난 18∼20일 실시된 CNN/ORC 여론조사에서 미국인의 57%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군사작전이 정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스라엘의 무력 사용이 과도하다는 응답은 10%에 불과했다.
 이는 지난 8∼14일 실시된 퓨리서치센터의 여론조사 결과와 거의 같다. 당시 조사에서도 51%의 미국인이 이스라엘에 공감을 보냈다.
 퓨리서치센터의 앤드루 코허트 소장은 “유럽은 무슬림에 훨씬 많이 노출돼 있지 않은가”라며 “팔레스타인을 보는 시각도 훨씬 열려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이스라엘 공동체가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미국은 다르다는 것이다.
 과거 미국 공화당·민주당 행정부에 자문했던 중동전문가인 애런 데이비드 밀러는 “미국은 거의 이스라엘이 스스로를 인식하는 방식으로 이스라엘을 인식하고 있다”며 “민주적 주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요르단강 서안에서 실종된 이스라엘 10대 3명이 피살된 채 발견돼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이 충돌했던 초기만 해도 국제사회는 이스라엘에 공감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인구 밀집지역인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에 공격이 강화되면서 여론이 급변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서방 지도자들 사이에서조차 이스라엘 동정론이 사라지기 시작했다고 말하는 전문가도 있다.
 유럽의회에서 활동하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비판해온 대니얼 레비는 “가자 주민들은 갈 곳이 없다”며 공격은 다수의 사상자를 낳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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