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조선, 플랜트 부문의 영업 손실 확대에 환율 하락이 겹치며 2분기에 회사 역사상 최대 규모의 손실을 기록했다.
현대중공업은 2분기에 영업손실 1조1천37억원을 기록했다고 29일 공시했다. 증권가에서 당초 현대중공업이 2분기에 250억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추정한 것을 고려하면 ‘어닝쇼크’ 수준이다.
현대중공업 창립 이래 최대 규모인 이 같은 영업손실은 조선, 플랜트 부문에서 대규모 손실 충당금을 쌓은 것이 원인이 됐다.
2분기 매출 역시 12조8천115억원으로 전분기보다 5.2%, 작년 동기보다 2.1% 줄었다. 당기순손실은 6천166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2분기에 2천89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으나 이번 2분기에는 1조1천3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1분기 영업손실 1천889억원에 비해서도 적자 규모가 대폭 늘었다.
현대중공업은 이에 대해 조선, 해양, 플랜트 부문에서 대형공사의 공정지연 및 비용증가로 영업손실이 확대됐고 대형해양설비의 공정지연 및 정유부문의 설비 정기보수가 매출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환율 하락이 더해지며 영업 적자와 매출 감소 폭이 더 커졌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매출감소와 대규모의 영업손실이 발생한 것은 환율이 하락한데다 조선, 해양, 플랜트 대형공사에 약 5천억원의 공사손실충당금을 쌓아 앞으로 발생할 손실을 미리 반영한 것이 큰 영향을 끼쳤다”며 “현재 추진 중인 발주처와의 계약변경을 통해 이미 발생한 손실을 일정 부분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사상 최대 규모의 적자가 발생함에 따라 비상경영체제에 돌입, 향후 수익성을 최우선에 놓고 경영활동을 펼쳐갈 계획이다. 경영위기 상황에 대한 임직원의 인식을 환기하기 위한 차원에서 이날 ‘경영현황설명회’를 개최한 것을 시작으로, 인력과 조직, 제도를 재편해 원가절감과 경영 효율성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현대중공업은 앞서 지난 6월에도 임원들이 급여의 일부를 반납하는 등 경영위기 극복을 결의한 바 있다.
한편, 조선 경기의 침체 속에서도 꾸준한 수주 실적을 올리며 작년 3분기까지 흑자 행진을 이어가던 현대중공업은 작년 4분기에 871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이후 3분기 연속 적자를 내고 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