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29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맹폭을 가해 128명이 숨지고 주요 시설이 파괴되는 등 교전 이후 최악의 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가자지구에 단 하나밖에 없는 화력발전소가 이스라엘군의 탱크 포격으로 완전 파괴돼 가자 전체가 암흑에 휩싸이게 됐다.
 외부의 전력공급선이 대부분 끊긴 상태에서 가자지구 전력 공급의 3분의 2를 담당해온 이 발전소마저 가동을 멈춤으로써 가자 주민들의 고통이 한층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AP통신은 “원래도 하루에 3시간 정도밖에 전력을 공급받지 못했던 가자 주민들이 발전소 가동 중단으로 이제는 전기를 쓰지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가자 당국은 전력 부족으로 곳곳에서 양수기 가동이 중단될 수 있다며 주민들에게 물 사용을 줄이라고 당부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가자지구 에너지 담당 관리인 파티 셰이크 카릴은 “모든 것이 불탔다”면서 “발전소를 복구하려면 최소 1년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발전소는 디젤유 300만ℓ가 저장된 연료탱크가 포탄에 명중되면서 화염에 휩싸였으며, 수시간 동안 검은 연기가 하늘을 뒤덮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이스라엘은 이날 육상, 해상, 공중에서 무차별적인 폭격을 가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공격으로 이스라엘 군인 10명이 숨진지 하루 만에 이뤄진 이번 폭격은 지난 8일 양측간 교전이 시작된 이후 최대 규모라고 AP통신은 전했다.
 이날 가자 북부 제발리야 난민촌 부근에서는 이스라엘군의 탱크 포격으로 일가족 중 10명이 숨지고 주민 50명이 부상하는 등 하루에만 가자 주민 128명이 목숨을 잃었다.
 제발리야에서는 유엔팔레스타인난민기구(UNRWA) 차량에 포탄 파편이 튀어 이 기구 소속 직원과 형제 등 2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하마스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의 자택과 방송국 2곳, 재무부 청사, 가자시티의 대형 모스크 등 주요 시설도 폭격했다.
 하마스는 이날 이스라엘 남부와 중부를 향해 54발의 로켓탄을 발사했으나 미사일 방어시스템 ‘아이언돔’에 의해 요격되거나 공터에 떨어져 아무런 피해를 가하지 못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모스크 내 무기저장고와 로켓발사대 등 가자지구 110곳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가자 보건부는 22일째 이어진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1천229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7천명 이상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에서는 지금까지 군인 53명과 민간인 3명 등 56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휴전 논의는 진통을 겪고 있다.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는 하마스를 포함한 이슬람 무장단체와 상의한 것이라면서 24시간 휴전을 이스라엘에 제안했지만 하마스 쪽에서 부인하는 발언이 나왔다.
 하마스 산하 군사조직 알카삼 여단 사령관 모하메드 데이프는 방송을 통해 “이스라엘이 공격을 멈추고 가자 봉쇄가 해제될 때까지 휴전은 없다”면서 “과도적 해결책은 수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집트는 교전 초기 내놨던 휴전안을 수정해 29일 저녁 카이로를 방문하는 팔레스타인 대표단에 제시할 계획이다. 이스라엘은 당초 이집트의 휴전안을 수용했으나 하마스는 거부했다.
 이날 발표된 이스라엘 텔아비브대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유대인 중 95%가 가자지구 공격이 정당하다고 응답했다. 공격 수준이 과하다는 응답자는 4%에 불과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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