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빛 조명에 풀벌레 음향효과
2014 벤프산악영화제 월드투어 울주상영회

울주군 등억리 작수천변 야영장에서
내일부터 사흘간 매일밤 8시에 무료 상영
세계 산악영화 총 25편 소개
김영도·이현세 등 산악·예술인사도 참여
 

 

별이 총총 박힌 여름밤 맑은 계곡 옆 야영장에서 모험과 스릴, 감동이 넘치는 영화 축제가 벌어진다.
이름하여 ‘2014 벤프산악영화제 월드투어 울주상영회(The Banff Mountain FilmFestival World Tour in Ulju)’. 8월1일부터 3일까지 3일 동안 울주군 삼남면 등억리 작수천변 야영장에서 열리는 이번 영화제는 매일 밤 8시부터 130여분간 진행된다. 상영영화는 총 25편. 이 영화들은 국내에서 여기 말고는 볼 수 있는 곳이 없다. 지난해까지는 간월산장 입구 신설주차장에서 행사가 열렸으나 올해는 등억온천단지와 자수정동굴 방면으로 길이 갈라지는 지점의 야영장에서 열린다. 

 

영화상영회가 열리는 이곳은 영남에서 지리산 다음으로 깊고 넓은 영남알프스의 심장부다. 근처에는 작수천이 아름다운 작천정을 끼고 넓은 계곡을 만들면서 흘러내리고, 안쪽으로 좀 더 들어가면 높이 33m의 홍류폭포가 무지개를 토해내며 떨어지고 있다. 또 신불산의 꽃이라 불리는 칼바위 능선과 간월재, 신불재가 활처럼 영남알프스의 봉우리들을 잇고 있다.

이번에 상영되는 영화의 내용들은 이러한 영남알프스의 고봉준령과 맥을 같이 한다. 

 

밴프마운틴필름페스티벌(The Banff Mountain Film Festival·밴프산악영화제)은 지난 1976년부터 해마다 11월 초에 캐나다 앨버타주 밴프시에서 열려오고 있다. 이탈리아 트렌토영화제와 함께 국제산악영화제의 양대 산맥을 이루는 세계적인 영화제다.

인구 1만여 명의 작은 도시 밴프는 이 영화제를 통해 세계적인 산악문화 도시로 발돋움했으며, 밴프시 한 가운데에 위치한 록키산맥 자락의 ‘설퍼(Sulphur)’산은 밴프의 상징이 되고 있다. 

 

울주군은 이에 지난 2012년부터 밴프산악영화제 월드투어 울주상영회를 유치해 영남알프스라는 천혜의 산악자원을 세계적인 명소로 만드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군은 영화상영회가 열리는 영남알프스 일대에 다양한 산악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인 웰컴센터를 비롯해 야외상영관 등을 건립 중에 있으며, 오는 2016년에는 ‘울주세계산악영화제’ 개최를 추진 중에 있다.  

 

8월1일부터 3일까지 매일밤 상영될 영화는 본격적인 산악다큐멘터리 영화로 단편, 중편, 장편 등 모두 25편이다. 익스트림 스포츠 전문가들의 묘기를 비롯해 평범한 사람이나 장애인이 험난한 자연을 극복하는 눈물나는 도전, 자연환경을 훼손했을 때 인간이 받게 되는 경고, 그리고 아름다운 자연을 지키기 위한 인간의 노력 등을 주 내용으로 하고 있다. 한여름밤 가족들과 함께 즐기기에 손색이 없는 영화들이다.

대형 스크린 앞으로 1000여석의 좌석이 놓이게 되는데, 굳이 좌석이 아니라도 곳곳에 앉아 자유롭게 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 

 

8월1일 저녁 7시에 열리는 개막식에는 1978년 북극탐험대 대장을 맡은 원로 산악인 김영도씨 등 산악인들을 비롯해 작곡가 김희갑, 만화가 이현세, 2014 무주산골영화제부조직위원장 백학기 감독, 애니매이션 ‘마당을 나온 암탉’의 오성윤 감독 등 영화와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상영작은 모두 무료 관람이며, 행사기간 동안 KTX울산역과 행사장(자동차로 약 10분 소요)까지는 무료 셔틀버스가 운행된다.

첫날인 8월1일 상영되는 작품은 모두 5편. 맨몸으로 절벽에서 자신을 내던지며 협곡을 비행하는 윙스트 클라이밍의 짜릿한 쾌감을 느낄 수 있는 ‘찰나의 순간 (8분-스웨덴)’, 유명 등반가인 레오 하울딩과 션, 레비, 그리고 제이슨 피클이 뭉쳐 처녀봉으로 남아있던 남극의 올베타나 마운틴에 도전하는 ‘최후의 위대한 등반(26분-영국)’ 등이 포함돼 있다.

둘째날인 8월2일에는 중국 장가계에 있는 티안멘(天門)산의 아치형 협곡에서 정상급 윙스트 플라이어들이 자유비행을 펼치는 ‘천문(50분-핀란드)’이 상영돼 보는 이로 하여금 전율을 일으키게 한다.

상영회 마지막날인 8월3일에는 세계 각국에서 모인 7명의 라이더들이 뉴질랜드 전역을 자전거로 누비는 ‘나쁘진 않아(10분-캐나다)’, 자전거로 이동하면서 미국 캘리포니아 1만4000 피트의 봉우리를 맨손으로 등반하는 두 젊은이들의 짜릿한 도전 ‘극한 고통에의 탐닉 (18분-미국)’ 등을 만끽할 수 있다.

제3회 밴프산악영화제 월드투어 울주상영회가 열리는 야영장 주변에는 작청정계곡과 자수정동굴이 가까이에 있고, 세계적 유산인 반구대암각화를 비롯해 먹거리로는 전국에 하나뿐인 불고기특구 ‘언양·봉계’지역이 자동차로 10~20분 거리에 있다.

또 등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간월재를 비롯해 신불산, 가지산, 간월산, 영축산, 재약산 등 해발 1000m가 넘는 준봉들로 이뤄진 영남알프스 산행을 즐길 수도 있다.

이재명기자 jmlee@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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