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의 운전기사 양회정(55)씨에 대한 검찰 조사가 31일 사흘째 계속됐다.
 도피 조력자들이 자수하면 선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던 검찰은 양씨가 비록 자수했지만, 그 과정에서 석연치 않은 점이 있었다며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 중이다.
 ‘세월호 실소유주 비리’를 수사 중인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헌상 2차장검사)은 전날 석방한 양씨를 이날 다시 소환해 조사했다.
 지난 29일 자수해 이틀간 강도 높은 검찰 조사를 받고 전날 밤 귀가한 양씨는 이날 오전 9시께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다시 출석했다.
 양씨는 취재진을 피해 검찰로부터 소환 통보받은 시각보다 1시간가량 일찍 출석했고, 곧바로 10층 특수팀 조사실로 향했다.
 검찰은 이날 양씨를 상대로 순천에서 안성으로 도주한 5월 25일 이후 금수원에 계속 머물렀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확인했다.
 앞서 양씨는 자수 전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6월 11∼12일 검경의 금수원 압수수색 당시 “자재창고에 조그만 공간을 확보해 (숨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 조사에서는 “당시 금수원 본관 건물 2층 회의실에 숨어 있었다”고 말을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체포영장의 만료시간을 앞두고 전날 양씨를 일단 석방했지만 여전히 구속 영장 청구 여부를 검토 중이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양씨는 다른 범인도피 조력자들에 비해 범행 가담 정도가 크고 자수하는 일련의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구속 수사가 필요하다는 것으로 읽힌다.
 일각에서는 양씨가 자수 전 언론을 통해 ‘검찰과 경찰의 금수원 압수수색이 부실했다’는 뉘앙스의 발언을 한 게 검찰의 심기를 건드린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 발언이 알려지자 검경이 연인원 1만명을 동원하고도 금수원을 부실하게 압수수색했다는 비판 여론이 비등했다.
 검찰은 또 만약 양씨가 5월 25일 이후부터 자수할 때까지 금수원 내에 계속 머물렀다면 양씨의 은신을 도운 조력자들에 대해서도 수사할 방침이다.
 한편 양씨는 유씨가 금수원을 벗어나 도주를 결심한 뒤부터 운전기사, 순천 은신처 위장, 수사 동향 전달 등의 역할을 하며 유씨 도피를 도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조사 결과 양씨는 지난 5월 3일 유씨가 양씨의 처제 유모(47)씨 집에서 순천 송치재 휴게소 인근 별장 ‘숲속의 추억’으로 도피할 때 벤틀리 차량을 운전했다.
 양씨는 구원파 순천지역 핵심 신도 추모(60·구속 기소)씨의 지시를 받고 순천시내에서 커튼을 구입해 별장 내부에 설치하는 작업을 했고 동서인 한모(49·구속 기소)씨와 함께 별장 내부에 비밀공간을 만든 것으로 조사됐다.
 양씨는 또 검찰이 순천 별장의 존재를 파악하지 못하던 5월 17일께 한씨와 함께 유씨에게 “제2의 은신처로 옮기자”고 권유한 것으로 확인됐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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