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정(21.채널V코리아)이 마침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무대 정상에 올랐다.

 박희정은 10일(한국시간) 미국 오클라호마주 털사의 털사골프장(파70. 6천233야드)에서 열린 LPGA 윌리엄스챔피언십(총상금 100만달러) 최종라운드에서 6언더파 64타를 쳐 3라운드합계 9언더파 201타로 도나 앤드루스(미국 202타)를 1타차로 제치고극적인 역전승으로 생애 첫 우승을 따내는 감격을 누렸다.

 6언더파 64타는 박희정의 18홀 최소타 신기록이며 이 대회에서 사흘 내리 언더파 스코어를 친 선수는 박희정이 유일하다.

 99년 19세의 나이로 퀄리파잉스쿨에 합격, 지난해 LPGA 무대에 데뷔한 지 2년째인 박희정은 이로써 구옥희(45), 박세리(24. 삼성전자), 김미현(24. KTF), 펄 신(34), 박지은(22)에 이어 LPGA를 제패한 6번째 한국선수가 됐다.

 특히 박희정은 지난해 스테이트팜클래식에서 우승한 로렐 킨(미국)에 이어 LPGA에서 컨디셔널시드권자로 투어 대회에서 우승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우승상금 15만달러를 받은 박희정은 시즌 상금이 27만9천821달러로 불어났으며앞으로 3년간 풀시드를 확보했다.

 박희정의 우승으로 한국은 올해 30차례 LPGA 투어 대회 가운데 6승을 따내 스웨덴, 미국과 함께 LPGA 3대 강국으로 확실하게 자리 잡았다.

 첫날 공동선두에 올라 「큰 일」을 예고했던 박희정은 이날 투어 6승의 노련한 앤드루스에 5타나 뒤진 채 최종 라운드에서 나서 아무도 역전 우승을 예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물이 오를대로 오른 박희정의 날카로운 아이언샷은 연방 홀 1~2m 옆에볼을 떨어뜨리며 버디 찬스를 만들어냈고 기회를 놓치지 않은 박희정은 믿겨지지 않는 역전 드라마를 일궈냈다.

 앤드루스의 바로 앞 조에서 경기한 박희정은 3번(파5. 475야드), 4번(파4. 413야드), 5번홀(파4. 363야드)에서 내리 3개의 버디를 잡아내 3번홀에서 보기를 범한앤드루스에 1타차로 바짝 다가 섰다.

 6번홀(파3. 158야드)에서 앤드루스가 다시 1타를 까먹어 공동선두가 된 박희정은 8번홀(파4. 399야드) 버디로 앤드루스에 1타 앞선 단독선두로 치고 나갔다.

 10번홀(파4. 385야드)에서 세컨드샷을 벙커에 빠트린 뒤 2번만에 탈출, 어이없는 더블보기를 저지른 박희정은 11번홀(파4. 365야드)에서 이날 첫 버디를 낚은 앤드루스에 다시 선두를 내주는 듯 했으나 12번(파4. 360야드), 13번홀(파4. 381야드)연속 버디로 다시 공동선두에 복귀했다.

 박희정은 16번(파5. 535야드)과 17번홀(파3. 148야드)에서 또다시 연속 버디를챙겨 9언더파로 경기를 마쳤고, 15번홀(파4. 362야드)에서 1타를 줄이며 1타차로 추격해온 앤드루스가 18번홀(파4. 390야드)에서 회심의 버디 퍼트가 빗나가면서 우승을 확정지었다.

 클럽하우스에서 앤드루스의 경기를 지켜보던 박희정은 난생 처음 누려보는 LPGA투어 대회 우승의 감격이 믿겨지지 않은 듯 덤덤한 표정이었으나 『속으론 긴장했다』고 털어놓았다.

 박지은(22)은 1언더파 69타를 쳐 합계 1언더파 209타로 공동5위에 올라 모처럼상위권에 입상했다.

 레이철 테스키(호주)가 3언더파 207타로 단독 3위에 올랐고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은 3오버파 213타로 공동23위, 카리 웹(호주)은 5오버파 215타로 공동31위에머무는 등 부진했다.

 한편 LPGA에서는 2주전 헤더 댈리-도노프리오, 지난주 케이트 골든에 이어 박희정이 이번주 우승함으로써 3주연속 첫승 신고자들이 나오는 진기록이 작성됐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