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밑 우수박스·상수도관 사이 틈으로 토사 쓸려 발생
1980년 상수도관 공사때 모래주머니 부실시공 원인 추정
19일 오전 11시30분께 울산 중구 우정동 축협 명륜지점 앞 도로에서 주행중이던 경차가 가로 2m, 세로 1.5m, 깊이 1m 크기의 싱크홀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차량만 일부 파손됐을 뿐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어두운 심야시간에 싱크홀이 생겼다면 자칫 대형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었다.
또 싱크홀이 생긴 지점 바로 옆에는 도시가스 관이 매설돼 있어 최악의 경우 가스 유출이나 폭발 등의 위험한 사고도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해당 구간을 관리·담당하는 중구청은 즉시 현장에 출동해 원인 파악에 나섰고, 도로 아래에 설치된 우수박스와 이를 관통하는 상수도관 사이에 생긴 틈으로 토사가 쓸려내려가면서 싱크홀이 생긴 것으로 파악했다.
중구청이 싱크홀 발생 원인을 찾기 위해 해당 구간을 굴착하는 과정에서 아무것도 없이 텅 비어 있는 굴인 작은 동공이 발견되기도 했다.
상수도관이 묻힌 시점은 1980년대인데, 당시 상수도관과 우수박스 사이의 틈을 제대로 막지 않고 작은 모래 주머니로 공간만 채우는 부실시공이 한 원인으로 추정됐다.
또 싱크홀이 생긴 해당 도로 뿐만 아니라 인근의 인도 아래 부분도 이미 토사가 쓸려내려가 보도블럭이 공중에 떠있거나 일부가 유실돼 행인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었다.
한 주민은 “이 구간은 어떤 이유 때문인지 몰라도 조금씩 지반 침하가 있어 왔고, 밤에는 유실된 보도블럭 구간에 발이 빠져 다칠 위험도 있다”며 “이번 싱크홀 사고를 계기로 전반적인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구청 관계자는 “지난 18일 내린 비 때문에 일부 토사가 쓸려내려가면서 통행하는 차량의 무게를 이기지 못한 도로가 침하된 것 같다”며 “시멘트를 이용해 우수박스 틈을 막는 등 보수작업을 벌였다”고 말했다.
이왕수기자 wslee@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