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예금금리가 더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목돈을 마련하려는 금융소비자들의 고민이 더 깊어지게 됐다.
 은행 예금금리가 연 2%대 초반으로 내려앉다 보니 조금이라도 금리를 높게 주는 저축은행 예금 상품에는 안전자산을 찾는 소비자들의 가입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정기예금 금리에 만족하지 못한다면 중위험·중수익 상품을 노리는 것이 좋다는 게 은행 프라이빗 뱅커(PB)들의 조언이다.
 주식시장은 대외 리스크 등으로 불안 요인이 있지만 가치주 위주로 투자를 권하는 목소리도 높다.

 ◇안정성 원한다면 미워도 정기예금…저축은행 문의 급증
 위험성 없이 안전한 상품만을 찾으려는 금융소비자는 저금리 기조에서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 인하 이후 은행들이 예금금리를 더 낮출 것으로 전망되면서 조만간 연 2% 초중반대(1년 만기 기준)의 금리 상품도 귀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은행 금리가 워낙 낮다 보니 예금자보호를 적용받는 5천만원 한도 내에서 저축은행, 새마을금고, 신협 등 제2금융권을 찾는 발길도 늘고 있다.
 실제로 대구 지역에 기반을 둔 유니온저축은행은 지난달 11일 150억원 한정으로 연리 3.35%의 특판 정기예금 상품을 출시한 바 있다. 이 상품은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하겠다고 발표한 지난 14일 완판됐다.
 저축은행중앙회의 한 관계자는 “최근 저금리 기조로 시중 은행권의 1% 금리대의 정기예금 상품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저축은행이 어느 정도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신협의 경우 명목 예금금리는 2.91%이지만 이자소득세 비과세 효과를 고려하면 실효금리가 3.3% 수준에 이르기 때문에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2% 초반대로 낮아지면서 비슷한 수준의 금리를 주는 수시입출금식 통장을 찾는 금융소비자도 늘고 있다.
 한국씨티은행,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 산업은행 등 일부 은행은 2%대 금리를 적용하는 수시입출금식 통장 상품 출시해 호응을 얻고 있다.

 ◇중수익·중위험 투자상품…ELS·해외투자펀드
 저금리 기조 속에서 대안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재테크 전략은 ‘중위험·중수익’ 추구이다.
 대개 5%대 이상의 수익률을 목표로 하는 상품이 많지만 안정적이라고 여겨진다면 3% 중반대라도 자금이 몰린다.
 우량 전자단기사채(ABSTB), 안정형 주가연계증권(ELS), 해외 우량 채권형 펀드, 기업어음(CP), 신종자본증권 중에서 중수익을 목표로 하는 안정형 상품 등이 그 예다.
 ELS의 경우 전문가들은 개별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한 종목형 ELS보다는 주가지수를 기반으로 한 지수형 ELS를 권유하는 경우가 많다.
 국민은행 목동PB센터 공성율 팀장은 “ELS의 경우 중도 환매할 경우 원금손실을 감수해야 하므로 여윳돈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업어음은 동양사태 이후로 이미지가 실추되기도 했지만 시장에는 여전히 우량한 매물이 활발히 거래되고 있다.
 기업어음 3개월, 6개월물은 연 3∼4%의 수익률을 보장하므로 잘 선택하면 짭짤한 수익을 거둘 수 있다. 단, 원금이 보장되지 않으므로 신용등급 A2 이상의 우량한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
 브라질 국채 투자에 이어 최근에는 유럽 하이일드 펀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워낙 상품이 다양하고 특징이 다르기 때문에 금융상품에 익숙하지 않은 소비자는 투자전문가의 적절한 조언이 필요하다.
 기업은행 PB고객부 김홍겸 차장은 “중위험·중수익 상품이라고 해도 예전만큼 수익률이 높지만은 않아 보수적인 고객은 막상 투자를 망설이기도 한다”고 전했다.

 ◇주식은 가치주 위주로…대외위험이 관건
 자산관리 전문가들은 대체 투자로 자산의 일정 부분을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방안을 권유하기도 한다.
 물론 주식은 고위험·고수익 상품에 해당하기 때문에 자신의 투자성향에 따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새 경제팀 출범 이후 각종 내수활성화 정책을 내놓은 것은 주식시장에 우호적인 여건이다.
 다만,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된 점은 글로벌 금융시장을 뒤흔들 수 있는 위험요인이다. 한국 주식시장의 급격한 외국인 자금 유출도 배제할 수 없다.
 신한은행 자산관리솔루션부 이관석 부부장은 “국내 여건만 본다면 주식시장은 앞길이 트인 고속도로와 같다. 그러나 글로벌 변수들이 과속방지턱 역할을 하고 있어 증시가 질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위험은 최소화하면서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가치주 위주로 투자할 것을 권한다.
 공성율 국민은행 목도PB센터 팀장은 “수년간 코스피 시장이 지지부진해 주식시장에 회의적인 시각이 많지만 가치주만 두고 보면 작년에만 두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했다”며 “개인적으로는 고객에게 가치주 투자 비중을 늘릴 것을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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