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출혈 등 증세 에볼라와 비슷…보건당국 ‘긴장’
아프리카 국가 통행제한 강화…나이지리아 감염자 2명 추가

7개월째를 맞고 있는 서아프리카발 에볼라가 최초 발병국인 기니에서 진정세를 보이는 가운데 지난 1976년 에볼라 첫 감염사례가 발생한 콩고민주공화국(민주 콩고)에서 에볼라와 증세가 유사한 출혈성 위장염으로 70여 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나 다시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 질병이 에볼라는 아니라고 밝혔으나 에볼라 처음 발생한 민주 콩고에서 발생한데다 구토와 설사, 내출혈 등 증세가 에볼라와 비슷해 보건 당국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또한 아프리카 국가들이 에볼라 확산을 막기 위해 국경을 폐쇄하고 통행을 제한하는 조치를 잇따라 내놓아 후유증도 우려되고 있다.
 나이지리아에서는 22일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자 2명이 추가로 확인됐다.
 ◇ WHO “민주콩고서 출혈성 위장염으로 70명 숨져”
 중부 아프리카 내륙의 콩고민주공화국(민주 콩고)에서 출혈성 위장염으로 최소한 70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세계보건기구(WHO)가 2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WHO는 이날 보고서에서 민주콩고에서 지금까지 출혈성 위장염에 모두 592명이 감염됐으며 숨진 환자 가운데는 보건 관련 근로자 5명과 의사 1명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현지의 한 신부는 출혈성 위장염이 민주콩고의 여러 마을에 번졌다며 사망자 수가 100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WHO 대변인은 로이터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민주콩고에서 확산하는 질병이 에볼라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민주콩고 정부는 출혈성 위장염으로 희생자가 발생했다는 보도 후 펠리스 카방게 눔비 보건장관과 전문가팀을 현장으로 파견했다.
 출혈성 위장염은 지난 1976년 에볼라 첫 감염사례가 발생한 민주콩고 에쿠아퇴르 주에서 창궐해 지금까지 1천350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에볼라와 같은 전염병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고 있다.
 더욱이 출혈성 위장염과 에볼라는 구토와 설사, 내출혈 등 증세가 비슷해 보건당국을 더욱 긴장시키고 있다.
 출혈성 위장염의 치사율은 에볼라의 60%보다 훨씬 낮은 12% 정도다.
 이에 대해 민주 콩고 램버트 멘데 공보장관은 “지금까지 정확하게 얘기할 아무런 자료가 없다”면서도 “에볼라가 발생했다는 보고는 전혀 없고 공포감에 빠질 필요는 없다”며 추측을 잠재우려고 애썼다고 이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보도했다.
 그는 “이 질병이 에볼라인지 여부를 분석하기는 너무 이르다”고 강조하고 보건장관 펠리스 카방게 눔비 박사와 그의 전문가팀이 상황에 대한 평가를 조속히 완료할 수 있도록 주민들의 협조와 침착한 대응을 촉구했다.
 멘데 장관은 또 “정부가 모든 국경에 의료팀을 배치했다”고 밝히고 “킨샤사에서 어떤 환자도 수용할 수 있는 8개 병원이 준비되는 등 에볼라 환자를 치료하고 격리하기 위한 새로운 조치를 시행했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우리는 몇 년 전 이곳에서 발병한 이 질병(에볼라)에 대한 좋은 경험을 가지고 있다”고 말해 이 질병이 에볼라일 가능성을 사실상 배제하지 않았다.
 ◇ 아프리카 국가들, “에볼라 확산 막자” 통행제한 강화
 아프리카 국가들이 에볼라 확산을 막기 위해 국경을 폐쇄하고 통행을 제한하는 조치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세네갈은 21일(현지시간) 에볼라 발병국인 기니와의 국경을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세네갈 내무부는 성명에서 “기니 국경을 한번 더 폐쇄하기로 결정했다”며 기니, 시에라리온, 라이베리아의 항공기 및 선박 통행도 제한한다고 밝혔다.
 세네갈은 지난 3월 말 에볼라 확산을 우려해 기니와의 국경을 폐쇄했다가 지난 5월 국경을 재개방한 바 있다.
 차드도 이날 나이지리아와의 국경을 폐쇄했다. 차드의 파이미 도베 총리는 “이 결정은 해당 국경지역에 경제적으로 타격을 줄 수 있겠지만 공중보건을 위해 필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기니,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여행객에 대해 입국 금지 조치를 취했다.
 알파 콩데 기니 대통령이 지난 20일 외국 항공사 관계자들과 만나 에볼라 의심 환자의 출국을 철저히 감시하고 있다며 운항 정상화를 요청했으나 항공사들의 운항 중단사태가 확산되는 양상이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가 통행제한 조치로 인해 에볼라 발병국의 식량 및 기본물자 부족 사태가 심화할 수 있다고 경고한 가운데 발병국 정부와 국제기구가 에볼라 발병지역에 대한 구호식량 지원에 나섰다.
 라이베리아에서는 에볼라 확산을 막고자 수도 몬로비아의 일부 지역을 봉쇄한 뒤 주민들이 폭력시위를 벌인 가운데 정부가 이날 봉쇄지역에 식량과 식수를 공급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도 서아프리카 식량 위기를 막기 위해 기니,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등 에볼라 발병국 주민 100만명 이상에게 기본물자를 공급했다고 밝혔다.
 유엔 에볼라 대책 조정관으로서 발병국 방문길에 나선 데이비드 나바로 박사는 22일 에볼라가 안정국면에 들어설 수 있지만 갑자기 급격한 확산세로 돌아설 수도 있다면서 확산될 경우에 대비해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AFP통신에 말했다.
 한편, 아일랜드 보건부는 최근 에볼라 발병국을 방문하고 돌아온 뒤 에볼라 의심 증상을 보인 환자에 대해 감염 여부를 검사하고 있다고 21일 밝혔다.
 ◇ 나이지리아서 감염자 2명 추가확인…총 14명
 나이지리아에서 22일(현지시간)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자 2명이 추가로 확인됐다.
 오니예부치 추쿠 나이지리아 보건장관은 이날 에볼라 감염자 2명이 추가 확인돼 나이지리아 내에서만 총 14명이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밝혔다.
 이번에 확인된 감염자 2명은 지난달 나이지리아에서 처음으로 에볼라에 감염돼 사망한 라이베리아 재무부 관리 패트릭 소여(40)를 간호하던 사람들의 배우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나이지리아에서 소여와 직접 접촉하지 않은 사람이 에볼라에 감염된 것은 이들이 처음이다.
 소여와 직접 접촉했던 이들의 배우자도 에볼라 감염으로 사망했다.
 추쿠 장관은 국내에서 지금까지 에볼라에 감염된 14명 중 5명이 숨지고 5명은 완치됐으며 4명은 아직 치료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18일 현재 에볼라 바이러스로 인한 사망자는 1천350명, 감염자는 2천473명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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