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꽁초 단서

퇴폐업소 여주인을 흉기로 살해하고 달아났던 피의자가 8년 7개월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현장에 흘리고 간 담배꽁초에서 나온 유전자(DNA)가 미제로 묻힐 뻔했던 사건 해결의 열쇠가 됐다.
 경기도 의정부경찰서는 여주인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살인) 등으로 김모(40)씨를 붙잡아, 22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씨는 2006년 1월 22일 경기도 안산시 원곡동의 한 퇴폐영업을 하는 이발소 주인 권모(43·여)씨를 흉기로 5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범행 한 달 전쯤 권씨의 이발소를 찾았다가 권씨로부터 유사성행위 도중 모욕을 당한 것에 격분해 살인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 여주인은 이날 오전 3시 20분께 업소를 찾은 다른 손님에 의해 피를 흘리며 숨진 채로 발견됐다.
 당시 경찰은 잔인한 수법으로 미뤄 원한관계에 의한 살인사건으로 보고 권씨의 통화내역 등을 뒤지고 주변 인물을 조사했으나 용의자를 특정하지 못했다.
 그러는 사이 시간은 9년 가까이 흘러 영원히 미제사건이 될 뻔했다.
 그러나 지난 6월 김씨가 의정부지역 한 술집에서 또 여주인을 유리잔으로 때려 다치게 한 사건을 일으켜 체포되면서 해결의 실마리가 보였다.
 안산 이발소에서 발견된 담배꽁초에서 나온 4개의 DNA 중 하나가 김씨의 것과 일치한 것이다.
 경찰은 폭력행위 등의 죄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풀려난 김씨를 다시 체포해 수사를 벌였으나 김씨는 DNA 검사 결과에도 오래전 범행을 극구 부인했다.
 그러나 “살인을 저지르지 않았다”는 김씨의 진술이 거짓말탐지기 조사에서 거짓 반응으로 나오자 범행 일체를 시인한 뒤 “죄송하다”고 말했다.
 거짓말탐지기 조사결과는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수사의 방향을 정하거나 자백을 끌어내는 데 도움이 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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