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가 사랑을 하고 결혼을 한 뒤 부부사이의 인연을 최대화시켜주는 것이 바로 임신과 출산이 아닐까.  요즘 유행하는 사극 드라마에서도 그 의미는 다르지만 임신해 건강한 자식을 갖게 된다는 것의 중요함이 그 드라마의 극적인 모티브가 됨을 종종 보게 되고 뜻하지 않게 유산을 하게 되는 경우 그 여성과 남편뿐 아니라 주위사람들에게 큰 실망과 절망을 안겨주는 것을 흔히 목격하게 된다.  산부인과 외래에서도 흔히 자연유산을 겪게 되는 안타까운 경우들을 보게 되고 가끔 의사로서의 무력감마저 느끼게 되는 경우도 있다.  자연유산은 임신여성의 10~15%에서 발생하며 특히 3회 이상 유산을 반복하는 습관성 유산도 0.3%나 발생한다. 실제 임신임을 알 수 없는 아주 초기의 유산까지 그빈도에 포함하면 약 60~70%의 임신이 유산으로 종결된다는 사실은 의사가 아닌 사람은 잘 모를 것이다. 그만큼 임신이 되어서도 정상적으로 건강한 아이를 출산하기가 어렵다는 뜻이다.  흔히 유산의 원인을 산모가 충격을 받았다든지, 무리를 했다든지, 막연하게 자궁이약해서 그런 것으로 생각하지만 이런 이유로는 거의 유산의 원인이 되지 않는다. 유산의 원인은 태아나 부부의 염색체 이상, 자궁의 기형이나 소파수술의 후유증, 호르몬에 대한 자궁반응의 이상, 그리고 산모의 면역반응 이상 등이 주된 원인이 되며 아직까지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도 학자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40%가 된다.  한번 유산을 경험한 여성이나 혹은 경험이 없어도 출혈이나 복통 등 유산의 징후가보이는 여성들의 불안감은 가끔 의사로서도 감당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 임신초기에 몇몇 검사를 통해 예후를 추정할 수 있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의사로서도 속 시원하게 환자의 불안감을 해결해줄 방법이 없고단지 안심시키고 조심시키면서 추적검사를 권하는 수밖에 없다.  유산의 징후가 보이거나 혹은 유산을 경험한 여성이 임신한 경우 임부자신의 긍정적이고 온화한 마음가짐이 중요하고 너무 조급하지 않은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 임신의 예후를 좋게 한다는 사실임을 알았으면 한다. 습관성 유산의 경우에는 임신을시도하기 전에 반드시 체계적인 검사를 받아서 적절한 대처를 하면 대부분 건강한 아이를 낳을 수 있다.  유산이란 병은 아직도 의사가 크게 도움을 줄 수 없는 경우가 많아서 의사 스스로도 흔히 당혹해하거나 좌절감을 느끼게 되는 미지의 분야이다. 그러니 여유를 갖고 경우에 따라서 적절하게 대처하면 건강한 아이를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유산을경험한 여성들에게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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