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월드컵 개막이 다가옴에 따라 일본 홋카이도(北海道) 삿포로(札幌)시의 숙박시설들이 훌리건 대책에 고심하고 있다.

 열광적인 서포터를 대거 보유한 잉글랜드 경기가 삿포로돔에서 열리는 탓에 훌리건이 유입될 것이 거의 확실하기 때문.

 지난 13일자 홋카이도신문에 따르면, 값싼 요금과 함께 지하철로 4정거장에 불과한 접근성 때문에 인기를 끌고 있는 삿포로국제유스호스텔(정원 120명)의 경우 잉글랜드-아르헨티나전이 열리는 6월 7일의 객실이 인터넷 예약접수를 시작한 3월 7일하루만에 예약이 끝났다.

 예약자 가운데 영국인을 비롯한 60여명은 잉글랜드를, 홍콩과 호주인 등 10여명은 아르헨티나를 응원한다고 밝혔다.

 두 나라는 지난 82년 포클랜드 전쟁을 치렀던 사이로, 잉글랜드 팬 중에는 신청E메일에 『우리는 믿을 만한 팬』 『평화적인 월드컵을 바란다』고 기입하는 사례도 있다고 호텔관계자는 전했다.

 이 관계자는 『묻지도 않았는데 스스로 믿을 만한 팬이라고 밝힌 점 때문에 의심이 가지 않는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거절할 수도 없는 형편』이라면서 이에 대한대안으로 양팀 응원단의 방을 다른 층에 배치하고 문제를 일으킨 숙박객은 강제퇴실시킨다는 내용의 경고문을 배포할 예정이다.

 하지만 로비에서의 접촉은 막을 길이 없어 숙박객의 양심을 믿을 수 밖에 없는실정이다.

 한편 젠닛쿠(全日空)호텔처럼 훌리건 난입을 우려해 여행사를 통한 단체손님만받기도 하고 숙박객 명단을 홋카이도 경찰본부에 조회하는 등의 대책을 강구한 호텔들도 있다.

 하지만 훌리건이 일본이름으로 예약할 가능성도 커 확실한 대책은 없는 실정이다.

 그런 탓인지 영국인 손님이 있되 경찰기동대가 함께 묵는 「운좋은」 시설이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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